결혼·육아는 장애물이 아니다...올림픽 복귀한 여성 전사들
결혼·육아는 장애물이 아니다...올림픽 복귀한 여성 전사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8.10 13:55
  • 수정 2021-08-10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들이 빛낸 도쿄올림픽의 5가지 순간] ②
잘나가는 선수도 임신·육아하면
차별대우·경력단절 겪는 현실
미국 앨리슨 펠릭스·영국 헬렌 글로버 등
아이 낳고 올림픽 복귀한 선수들이 보여준 희망
IOC, 임신·출산·육아 여성선수들
고려하지 않은 참가 규정으로 비판 받기도
미국 여자 육상 앨리슨 펠릭스(35) 선수. 2018년 출산 후 복귀한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 육상 400m 동메달, 여자 4x400m 계주 금메달을 합쳐 올림픽 메달 총 11개 대기록을 썼다.  ⓒ확인중
미국 여자 육상 앨리슨 펠릭스(35) 선수. 2018년 출산 후 복귀한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 육상 400m 동메달, 여자 4x400m 계주 금메달을 합쳐 올림픽 메달 총 11개 대기록을 썼다. ⓒ앨리슨 펠릭스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커리어의 정점에 올랐다가도 결혼·육아 후 사라지는 여성들. 스포츠계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이러한 문제를 고발하고, 보란 듯 편견을 깨트린 여성들이 눈에 띈다.

“누구도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전사다.” 여자 육상 400m 동메달을 거머쥔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35) 선수가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2018년 출산 후 첫 올림픽, 엄마가 된 후 딴 첫 메달이다. 펠릭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 동메달, 여자 4x400m 계주 금메달을 합쳐 올림픽 메달 총 11개 대기록을 썼다. 미국 육상선수 중 최다 메달 보유자다.

미국 여자 육상 앨리슨 펠릭스(35) 선수와 그의 딸 캠린(3). ⓒ앨리슨 펠릭스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여자 육상 앨리슨 펠릭스(35) 선수와 그의 딸 캠린(3). ⓒ앨리슨 펠릭스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임신한 여성 선수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인물이기도 하다. 2019년 그는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임신한 여성 선수의 후원을 중단하거나 금액을 깎는 관행을 고발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해 5월22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임신은 선수 경력을 망치는 일이 아니라 성공적인 경력의 일부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발이 일자 나이키 등 브랜드들은 성차별을 없애기로 했다.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35) 선수. 그는 2020년 출산한 쌍둥이를 포함해 세 아이를 키우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했다.  ⓒ헬렌 글로버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35) 선수. 그는 2020년 출산한 쌍둥이를 포함해 세 아이를 키우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했다. ⓒ헬렌 글로버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왼쪽부터)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 폴리 스완 선수가 7월28일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조정 페어 준결승에 출전했다.  ⓒSky Sports News 유튜브 영상 캡처
(왼쪽부터)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 폴리 스완 선수가 7월28일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조정 페어 준결승에 출전해 4위를 기록했다. ⓒSky Sports News 유튜브 영상 캡처

영국 조정 국가대표 헬렌 글로버(35) 선수는 출산 후 돌아온 올림픽 무대에서 4위에 올랐다. 2012, 2016년 두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세계 챔피언이지만, 2020년 1월 쌍둥이를 출산하자 누구도 그가 복귀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자 글로버는 출전을 결심했다. 세 살배기 첫째와 갓난 쌍둥이들을 돌보는 틈틈이 훈련에 매진했다. 영국 조정 여성 국가대표들 중 출산 후 올림픽에 복귀한 선수는 그가 최초다. “(올림픽 복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다. (...) 내 딸을 위해서, 엄마가 되면 사랑하는 일을 그만둬야 할까 봐 걱정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올림픽에 다시 서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IOC, 임신·출산·육아 여성선수들
고려하지 않은 참가 규정으로 비판 받아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임신·출산·육아 등 여성 선수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지 않은 참가 규정을 뒀다는 비판도 일었다. 당초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 선수의 가족 동반 입국을 금지했다. ‘모유수유가 필요한 아기를 키우는 여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라는 비판이 일고서야, 젖먹이 아기를 둔 엄마 선수들의 아이 동반 입국을 허용했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예선전이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임신·출산 후 복귀를 준비하던 여성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일(현지 시간) IOC에 “올림픽 예선 기간에 임신이나 산후 회복 중인 여성 선수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판결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