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빛낸 도쿄올림픽의 5가지 순간] ①
여성 선수 비율 약 49%...역대 최다
한국 선수 중 여성은 44.8%
패럴림픽 참가 여성 선수 40.5%
여성 성적대상화 꼬집은 독일 여자체조팀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코로나19 대유행, 폭염 등 악재 속에서 7월23일 개막한 ‘2020 도쿄 올림픽’이 8일 폐막했다. 통계로 본 도쿄올림픽은 ‘성평등 올림픽’으로의 여정에서 주목할만한 시간이다. 여성 선수 비율은 역대 최다인 48.8%. 여성과 남성 선수가 개막식 공동 기수로 나선 첫 올림픽이다. 개막식 선서자의 성비를 1:1로 맞추기 위해 선서자를 3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24일 개막할 패럴림픽 참가 여성 선수 비율도 40.5%다.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여성은 44.8%(104명)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은 남성의 전유물이었고, 여성 선수의 출전이 처음 허용됐던 1900년 파리올림픽 전체 참가 선수 997명 중 여성은 22명에 불과했다. 1991년에야 올림픽에 신설되는 종목은 남녀 부문이 모두 존재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한국 여성이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건 1948년이다. 런던 하계올림픽에 원반던지기 종목 국가대표로 출전한 박봉식 선수다.

약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은 성평등이 올림픽의 중요한 정신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은 ‘인종, 성 등에 따른 차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여성 종목이 늘었고, 여성 선수 참가율도 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은 여성과 남성 선수가 개막식 공동 기수로 나선 첫 올림픽이다. 사진은 7월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들. 공동기수로 여자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 남자 수영 국가대표 황선수 선수가 나섰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2020 도쿄올림픽은 여성과 남성 선수가 개막식 공동 기수로 나선 첫 올림픽이다. 사진은 7월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들. 공동기수로 여자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 남자 수영 국가대표 황선수 선수가 나섰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7월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예선에 참가한 독일 여자 대표팀. 원피스 수영복 형태 레오타드 유니폼이 아닌, 발목까지 하반신을 덮는 유니타드를 입었다.  ⓒ독일 여자 체조 국가대표 파울라 쉬퍼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7월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예선에 참가한 독일 여자 대표팀. 원피스 수영복 형태 레오타드 유니폼이 아닌, 발목까지 하반신을 덮는 유니타드를 입었다. ⓒ독일 여자 체조 국가대표 파울라 쉬퍼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만연한 성적 대상화를 꼬집은 사건도 있었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하반신이 드러나지 않는 전신 유니폼(유니타드)을 착용해 주목받았다.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여성 유니폼에 유독 노출이 많은 까닭, 여성이 성적으로 대상화되는 현실을 새삼 일깨웠다.

일본 남성 올림픽 고위 관계자들
‘여성 비하’ 발언으로 잇따라 사퇴
진정한 ‘성평등 올림픽’은 아직 멀어

뜻깊은 변화지만, 개최 과정을 보면 ‘성평등 올림픽’이 무색한 순간들이 있었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회장을 비롯해 일본 남성 올림픽 고위 관계자들이 ‘여성 비하’ 발언으로 잇따라 사퇴했다. IOC 집행위원 중 여성은 33.3%뿐이다. 역대 IOC 회장은 모두 남성이다.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은 “도쿄올림픽은 ‘다양성과 조화’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인종, 성, 성적 취향 등 다양성을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개선 과제도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곽정희 한국여성스포츠회 기획이사는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올림픽 내 성차별을 타파해나가고 있는 만큼, 제도권에서 이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선수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스포츠계 여성 지도자 및 임원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신정희 경기도체육회 부회장도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올림픽 관련 고위직에 진출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해설, 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