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류교 서울 성수초 보건교사
소진된 간호사들 보고 의료봉사 결심
땡볕에 레벨D 방호복...진땀 흘려도 보람차
“고생하는 의료진 도우려는
보건교사들 많아...바쁠 땐 서로 도와요
모두의 안전 위해 방역수칙 준수해달라”

서울시 성동구 성수초에 근무하는 32년 차 보건교사 강류교(55세)씨가 서울시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강류교

“레벨D 방호복 입으면요. 고글에 습기가 가득 차요.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힘들어서 30분마다 쉬어줘야 해요. 하지만 봉사를 하면 정말 뿌듯해요. 저 한 명이라도 일손을 도우면, 다른 의료진이 잠깐 숨을 돌릴 수 있거든요.”

서울시 성동구 성수초에 근무하는 32년 차 보건교사 강류교(55세)씨는 방학을 맞아 서울시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2일부터 매일 저녁 6~9시, 검체채취팀에서 PCR 검사 보조 업무를 수행한다. 의료진의 일회용 장갑 교체, 현장 소독, 검체 채취에 사용된 면봉을 옮기는 일도 담당한다. 검사 대상자 한 명 한 명이 들어올 때마다 이 일들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도 쉴 틈이 없다. 선별진료소 대기 줄은 항상 끝을 모를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다.

학교에서 코로나19를 대응하다 보니, 보건소가 얼마나 바쁠지 눈에 들어왔다. 간호학을 전공한 강씨 주변에는 간호사 친구들이 많았고, 그들이 얼마나 많이 소진됐는지 알고 있었다. 전국 보건교사회와 서울시보건교사회에서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선별진료소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보건교사 29명이 이번 여름방학 기간 중 의료봉사를 지원했으며, 전국적으로는 총 156명이 참가했다.

“평소 훈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봉사를 하니, 의료진들이 ‘너무 좋아요. 잘하세요’라고 칭찬해 주세요. 뿌듯해서 도움이 된다면 일주일 정도 더 하겠다고 했어요(웃음).” 강씨는 방학이 끝나면 이번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생한 감염병 예방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초에 근무하는 32년 차 보건교사 강류교(55세·왼쪽)씨가 서울시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강류교

학교도 코로나19 전쟁터다. 강씨가 근무하는 성수초도 학기 중 수시로 교실을 환기하고 소독했다. 교사들은 매주 학부모에게 문자 등으로 철저한 가정 방역을 당부했다. 학생들도 개인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했다. 1학기 전면 등교 이후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강씨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 힘들지만 개인방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2학기 학생들의 ‘등교권’을 지킬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내주면 좋겠다. 지금처럼만 잘해주면 된다”고 전했다. 

시민들에게는 개인 방역 준수를 요청했다. “감염병 확산세를 낮추려면 결국은 개인 방역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자제하고, 가더라도 여러 사람이 만진 손잡이 등을 잡으면 손 소독을 하시길 바랍니다. 손 씻기도 중요합니다. 개인방역을 철저히 하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의료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의료진들이 2년째 고생하고 계세요. 저 같은 보건교사들은 언제든지 의료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바쁠 땐 서로 도우며 휴식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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