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 저자

크리스티안 노스럽이 지은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에 보면 자궁이 아래 질 쪽으로 밀려 내려오는 증상 때문에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여성이 수술 후에는 복부근육이 약해져서 앉기도 힘들어진 사례가 나온다.

그렇다고 아랫배의 통증과 불편함은 사라졌느냐 하면 대신 방광이 밀려 내려오고, 자궁에서 나오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혈관 보호능력이 떨어져 심장병과 고혈압 위험 높아져 오리혀 다른 문제점을 안게 됐다고 한다.

내게도 그런 환자가 찾아왔다.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40대 은지씨. 늘 정장을 입고 서있는 직장생활만 20년. 얼굴이 달아오르고 다리가 저리고 뭉쳐서 치료를 받으러 왔다. 아랫배는 늘 뻐근하게 뻗치는 것 같아서 힘들다고 했다. 복진을 하다가 배의 수술자국을 보고 근종이 있었냐고 질문을 했다.

“아니요 혹은 하나도 없었고 깨끗했어요. 근데 오랫동안 아래배가 아프고 묵직하고 밑이 빠지는 것 같아서 들어냈어요. 자궁이 없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배 아픈 건 여전해요.”

“수술 후에는 어떨지 후유증은 어떤지 의사한테 물어 보셨어요.”

수술하면 노화 빨라져

“맨날 자궁있는 데가 아프니까 당연히 들어내면 다 나을 줄 알았지요.”라며 고개를 젓는다.

'말도 안돼'라는 소리가 내 목구멍에서 나오려고 했다. 아마 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정말 화가 난다. 자궁과 난소를 잘라낸 뒤 조기 완경으로 안면홍조, 성생활장애, 체력저하,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자궁 상실감으로 인해 우울증, 신경증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설문조사에서는 수술후유증에 대해 의사한테 설명을 듣지 못한 사람도 심지어는 혹의 크기와 성질 위치도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환자들도 많다고 한다.

배우자의 다정한 애무가 수술후 성감 높여

배를 열어서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은 시술하는 의사나 받는 환자에게 둘 다 정말 어렵고 힘든 수술이다. 배꼽 아래 15센티 되는 피부를 가로로 절개하고 지방층 복직근 복막 대망을 차례로 절개해 죔쇠로 벌리면 붉은 내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장들을 위로 제껴놓고 깊숙히 살펴야 자궁과 난소가 보인다.

제왕절개를 한 것이면 자궁을 째고 아기를 꺼낸 다음 역순으로 차례로 봉합을 한다. 결대로 봉합을 하면 무려 7∼8겹 자궁을 일부 혹은 떼어 내거나 난소까지 제거 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일 자궁 전체를 잘라내면 질은 복강으로 직통으로 연결된 채 남게 된다.

질 구멍으로 소독약을 묻힌 거즈를 집어넣고 입구를 꿰매어 막아 버린 다음 소독을 해서 밖으로 빼낸다. 질은 마치 막다른 골목처럼 그렇게 남겨진다.

머리와 가슴으로 해야

성관계에 있어 남자들은 세게 하는 피스톤 운동이 최고인줄 알지만 아는데 여자들은 다 안다. 다짜고짜로 무뚝뚝하게 인사도 없이 자궁경부에 닿으면 깜짝 놀라게 고통스럽기만 하다. 반면에 충분한 애무로 질에서는 촉촉한 땀이 나고 부드럽게 귀두 부분이 경부에 닿으면 분비물이 왈칵하고 나오면서 음경과 질이 빈틈없이 채워지며 부르르 떠는 쾌감이 느껴진다.

자궁을 들어낸 여성의 질은 이것이 어렵게 된다. 끝이 막혀 있어서 경락이 차단돼 에너지의 흐름이 떨어지고 분비물이 줄어든다. 가뜩이나 자궁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도 위축되고 성관계 시에 통증이 생기다 보면 기피하게 된다. 혹시 남편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싫어도 억지로 고통을 참으면서 섹스를 하기도 한다.

연구결과를 보면 성행위 자체를 중단한 사람도 많고 성욕감소는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두통과 현기증 불감증에 시달리며 깊은 막막감과 상실감은 우울증처럼 수술 후에 서서히 찾아든다. 의무와 죄책감은 훌훌 털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보살펴줘야 하는 때가 바로 수술 후다.

섹스는 궁극적으로 뇌와 가슴으로 하는 것. 배우자의 진심 어린 위로와 배려 다정한 애무가 큰 힘이 된다. 고통의 잔을 함께 마시지 않는 자는 영광의 자리에 함께 도달할 자격이 없다고 하였느니. 댄서 킴처럼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화이브 식스 세븐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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