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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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자살에 대해 언론들이 보도 방향을 바꾸자 일반인의 자살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에 적용된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 자살 사망자수 통계를 비교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유명인 24명의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30일 이내의 자살 사망자 수를 비교했다.

유명인이 자살한 뒤 30일 동안 자살 사망자 수가 매일 6.27명씩 증가했다.

유명인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도하기 전 30일 동안과 보도 후 30일 동안을 비교했을 때 자살 사망자 수는 13%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자살률이 최고치에 이르렀던 해는 2011년 (1만5906명)이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유명인 자살 관련 보도가 나간 뒤 한달 동안 일반인이 자살하는 비율도 18%나 늘었음을 발견했다.

코스피(KOSPI) 지수와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모두 반영해도 자살보도가 일반인 자살에 영향을 크게 미쳤음이 뚜렷했다.

유명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힘든 상황에 놓여 있던 일반인이 이에 동조해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등이 악화한다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2012년부터는 변화가 있었다.

국내에서 2012년 자살예방법을 제정하고, 2013년부터 자살보도에 대한 언론지침을 개정했다.

연구팀은 이 시점을 기준으로 유명인 자살 보도 후 30일 내 자살사망율이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018명으로 전년(1만3799명)보다 약 5.7%,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보다 약 1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험경로 분석 같은 근거에 기반한 자살 예방 대책이나 지역사회 중심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 등이 필요하다"며 "유튜브나 SNS 등으로 더 쉽고 더 다양한 경로로 자살 소식이 증가하는 만큼 사회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저널'에 발표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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