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짜리 책에서 손바닥 보다 작은 책까지

@b2-4.jpg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엔 다양한 종류의 아트북들이 선보였다. <사진·민원기 기자>▶

무게 32kg, 길이 1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책에서 손바닥만한 좁쌀 책까지. 시대와 종류를 초월해 책과 관련된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 7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2003 서울 북아트 전 - 아트 북 아트'. 단순한 정보와 지식전달 매체의 기능을 뛰어넘어 아트, 미서(美書)로서 책이 갖는 조형적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가격 880만원, 전세계 2000권밖에 발간되지 않은 초대형 수제 화보집 <모던 아트>와 아라키, 다빈치, 마릴린 몬로 등을 다룬 대형서적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머문다.

그래픽을 전공하는 조가희(21)씨는 “나무, 흙 같은 다양한 소재로 만든 책들이 흥미롭다”며 “옛날 책들의 표지나 디자인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고 감탄한다. 부산에서 온 주부 김은희(54)씨는 “학교 다닐 때 보던 책들이 생각난다”면서 “오래된 책들이 인상적”이라고 전한다.

국내 두 권밖에 남아 있지 않은 김소월의 <진달내꽃>(1923년간) 외에도 장서가 여승구씨가 소장한 김억의 최초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1921년간), 최초의 시집 <해파리의 노래>(1923년간), 김동인의 <감자>(1935년간) 등 우리 근대 문학의 일면을 보여주는 희귀본들도 출품됐다. 중세 유럽의 사본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과 20세기 초 탐미주의 시대의 서막을 연 서적 제작의 명장 윌리엄 모리스의 작품도 볼거리.

다른 편에 마련된 일제 강점기부터 1950년대에 걸쳐 김용준, 정현웅, 이중섭, 한묵, 박고석, 최재덕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참여한 한국의 근대도서 코너는 아트 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일본 무사시노 예술대학이 협찬한 70여 종의 아트 북은 현대미술의 시원이자 새로운 조형적 실험들이 행해졌던 아방가르드의 역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책을 소재 또는 주제로 작업해 온 김상구, 고영훈, 한젬마 등 미술가들의 작품과 1970년대 이후 조형적 수단으로서 책에 의미를 두고 작업해온 서기흔, 정병규, 안상수, 금누리 등의 작품도 전시됐다.

전시는 다음달 1일까지며,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에는 김나래 명지대 교수의 진행으로 '함께 만드는 북아트' 행사가 열린다. 문의)02-2188-6040

임인숙 기자isim123@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