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가계의 각종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8일 한국은행 '2021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을 나타내는 순자금운용 규모는 44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65조9000억원)보다 21조9000억원 감소했다.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락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주택 투자도 확대된 영향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건설사에서 분양을 받거나 정부가 갖고 있는 주택을 받는 예가 있다. 이 경우 자금순환에 수치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1분기 민간최종소비지출은 21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13조4000억원)보다 6조원 늘었다.

가계는 주식투자 등으로 자금을 굴렸다.

1분기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96조1000억원으로 1년 전(81조1000억원)보다 15조원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38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63조원)보다 24조5000억원 줄어들었으나, 주식과 펀드 등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규모는 급격히 불어났다.

1분기 가계는 총 49조원의 주식을 취득했다.

거주자 발행 주식 및 출자지분(국내주식) 36조5000억원, 해외주식 12조5000억원어치를 취득했는데, 이는 각각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다.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빌린 돈인 자금조달액은 52조1000억원으로 1년 전(15조2000억원)보다 36조9000억원 증가했다.

내 집 마련과 주식투자 등의 열풍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장기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이 지난해 1분기 10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조원으로 많이 늘어났는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돼 있다. 자금조달액 중 일부가 주택구입 자금으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비금융법인(일반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8조6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 줄었다.

기업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아 통상 순자금조달로 기록되는데, 수출호조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등으로 그 규모가 축소됐다.

1분기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2조4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정부의 소비 확대와 투자 축소 규모는 유사했지만, 국세수입이 작년 1분기 69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8조5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작용했다.

올해 1분기 총금융자산은 2경147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670조4000억원 늘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의 비중은 0.5%포인트 상승한 반면, 채권 비중은 0.2%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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