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162×131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년) ⓒ조문자
‘광야’(162×131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년) ⓒ조문자

<작가의 말>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긴 장마가 시작되려나 보다. 부지런히 정원에 나가서 선인장 몇 화분을 집안에 들인다. 어느 해였던가. 선인장이 모두 주저앉은 참사가 생각난다. 손바닥만 한 정원에 앞다투어 피었다가 어느새 지는 꽃들. 바라보는 기쁨과 지는 가련함을 보아야 하는 일상, 그것이 인생인 것을

큰 캔버스 위에 퍼미스젤 화산재 돌가루를 희석하여 나이프로 고른다. 모래 위를 걸을 때 발가락 사이로 느끼는 부드러움과 따스함, 창호지 문틈으로 느끼는 햇볕의 질감, 무한 매력 속의 퍼미스젤과 동행

누적되는 시간 속에 두께는 긴장감을 더하게 되고. 때로 망설임 없이 포기하고 전부 해체를 단행하기도 한다.

이런 자유로움과 고난의 행위는 포기할 수 없는 생명력의 강화를 체험하게 한다. 인간에게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는 광활한 불모지 광야가 나의 하얀 캔버스 위에 생생하게 살아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 어둡고 긴 침묵이 터널 저편의 밝은 태양을 바라보며 활짝 핀 보라색 도라지꽃에 물을 적신다.

작가 조문자

<학력 및 경력>

홍익대학교 서양화가 졸업

홍익대학교 강사(1990~1993)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1991)

한국여류화가회 회장(1992~1994)

10회 석주미술상 수상(1999)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1999)

<개인전 및 단체전>

1977(청년작가회관)~2020(김환기미술관) 국내외 개인전 20여회

1960년 국전, 1977년 청년작가회 미국전(필라델피아), 1985년 한국미술전(그랑팔레, 프랑스 파리), 1988년 한국현대미술전(국립현대미술관), 1990년 한독미술가협회전(서울시립미술관), 2007년 한일 현대미술전(일본 도쿄 다케시마야 화랑), 2014년 현대여성작가 16인의 시선(조선일보미술관) 등 단체전 100여회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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