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 이모 중사 분향소에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신고한 뒤 두 달여 만인 지난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홍수형 기자
6월7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 이모 중사 분향소에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신고한 뒤 두 달여 만인 지난 5월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홍수형 기자

성추행 피해를 입고 숨진 공군 이모 중사의 남편이 “부대를 옮긴 뒤에도 ‘2차 가해’를 당했다”며 “고인의 명예 회복과 가해자 처벌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중사의 남편 A씨는 지난 1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옮긴 부대에서) 단장이든 지휘관들이든 ‘성추행당한 여군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보자’ 이런 식으로 본인(이 중사)은 느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내가 피해자인데 왜 계속 숨어야 하느냐’, ‘20 비행단에서 2차 가해와 마주쳐야 하니까 15 비행단에 가서 계속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해보겠다’ 결심을 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충남 서산 공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이모 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인 장모 중사로부터 회식 자리에 불려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다음날 부대에 신고했다. 이 중사는 자발적으로 부대 전속을 요청하고 이틀 뒤 두 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이 중사는 지난 5월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부대로 출근했지만, 지난 5월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전까지 가해자 장모 중사 외에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 등으로부터 2차 피해도 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일 이 중사가 “휴직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15비행단에 가기 전까진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가서 마지막으로 느낀 건 좌절밖에 없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며 “왜 그들은 (사건을) 덮으려고 했을까, 왜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결정을 한 사람이 없을까”라고 말했다.

A씨는 이날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 B 대령을 직권남용과 허위보고, 허위 공문서 작성,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무고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그는 고소장에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직권을 남용해 문서를 조작했고, 허위사실임을 알면서도 문서를 작성해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피해 사실 유포 등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15비행단 관계자 4명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제20전투비행단 소속 노모 준위는 전날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강제추행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면담 강요죄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 발생 1년 전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윤모 준위도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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