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여성 CEO'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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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모으고 있는 김영자 상무, 윤여순 상무, 이조안 회장, 최정순 이사. (좌로부터) 여성관리자로서 최고의 직금에 오른 이들은 유능한 후배들의 도전을 기다리는 한편, 여성CEO의 탄생도 준비하고 있다.

기여도 등 성과물 가시화, 여성임원 '등용문' 넓혀

<여성신문>은 '여성리더 1만인 찾기'란 제목으로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리더를 찾고(본지 753호) 현재 한국 여성 리더의 위치와 역할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기업 여성임원시대 온다'라는 제목으로 현재 대기업 여성임원들의 비율과 위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2004 신년호부터는 우리사회 커리어우먼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대기업 여성임원들을 통해 새로운 리더의 전형과 여성적 리더십, 성공전략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에 앞서 '여성임원을 늘려라'는 주제로 기업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임원들과 '여성임원이 되기까지''기업에 여성임원 왜 필요한가''여성리더의 역할과 파워'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을 수렴하고자 신년특별좌담회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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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

최정순 웅진그룹 인재개발원 이사

윤여순 LG인화원 상무

김영자 유한킴벌리 소비자상담실 상무

이조안 스타커뮤니케이션 회장(본지 이사회 의장)

때 : 2003년 12월 18일(목)

곳: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최 - 여성학은 리더 키우는 기초학습

윤 - 일만 매달린다고 되는건 아니다

김 - “회사와 내 목표는 하나다” 신조

이 - '남성적'보다는 여성성 살려야

김영자(이하 김)=우리가 입사할 시절에는 목표를 정한다고 해도 그걸 따라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지금도 남자들은 여자들과 뭔가 한배를 탔다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여자들은 야합이나 비공식 네트워크에 흥미를 가지지 않으니까 여자들을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 의식은 아직도 불편하죠.

윤여순(이하 윤)=여자들이 처음엔 일만 열심히 해요. 그리고 리더가 되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그때부터 크게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자기 비전을 정리하는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열심히 일만 한다고 정신이 없죠. 저희 세대는 더 나은 세계로 끌어줄 가이드가 없어 많이 헤맨 것 같아요.

이조안(이하 이)=어디 가서 항상 얘기하는 거는 신입사원 때부터 이 회사의 주인은 항상 나라는 것,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전체가 보이지, 그러지 않으면 절대 안 보여요. 그리고 회사도 목표가 같은 사람을 원하지, 자기를 위하는 사람은 원하지 않아요. 거기서부터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빨리 올라가느냐 아니면 길을 잃어버리느냐.

최정순(이하 최)=저는 94년 경영기획본부 부장을 하면서 처음 경영자 꿈을 꿨습니다. 회사와 경영이 뭔지 그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경영자 꿈을 꾸기 시작하니까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선 안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여 상무로 가게 됐어요. 그러니까 무엇을 해야 될지 다 보이더라구요. 3년 되니까 기업이 엄청나게 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경영을 한다는 아이덴티티를 갖는 것과 영업, 기획 등 CEO로서의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저는 힘을 가지게 된 거죠. 회사에서 견제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구요. 이걸 어떻게 넘느냐도 과제인 것 같아요.

=단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해요. 마이너리티인 여자의 입장을 남자들이 질시하는 거죠. 저만 해도 첫번째 여성임원이라 스포트라이트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LG만 해도 남자들은 전체 임원이 8백 명 정도라 특별히 주목해주지 않잖아요. 그런데 여자는 위로 올라갈수록 주목의 대상이 되니까요.

=글로벌 스탠다드는 기업의 여성인력관리부분에서 엄청난 부분입니다. 패러다임 변화라든가 유연성 등이 가져오는 변화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사내 여성인력에게 여성학을 가르치려고 해요. 여성학이 학습돼 있으면 발휘되는 능력이 업그레이드되거든요.

=저도 인사결정이나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여성을 대변, 혹은 항변, 설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기업에는 관심이 없다고 탓할 게 아니라 인식을 넣어줘야 할 것 같아요. 이래서 여자가 다르고, 이래서 여자와 공존해야 잘 산다는 걸 알려줘야죠. 여성학이 남성들을 대상으로 폭을 넓혀야 될 것 같아요. 남자를 대상으로 하면 좋은데 한국기업은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오해하고 있는 거죠. 여성학 공부를 하게 되면 자신감을 갖고 상대를 견제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흔들리지 않아요. 전략을 짤 때도 보탤 수 있고 지혜로워지죠. 여성학이 기업의 현실에 뿌리내려야 여성의 주체성과 삶의 의식을 높이고 결국은 경쟁력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갔다하면 언제나 희귀동물 취급당했어요. 언제나 혼자였고 그게 자연스러웠는데 요즘은 여자가 많아서 놀래요.(하하) 그런데 미국 같은데 가보면 기업의 여성임원들이 말이 여자지 완전히 남자예요. 그러다가 십년쯤 지났나 여성적인 여성임원들이 나오는 거예요. 그 전에는 남성보다 남성적이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들었으니까요. 이제는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고 지니는 것이 이점이 되는 그런 시대로 바뀌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한국은 변화하는 시기죠. 오히려 요즘은 여성이 세력화돼 남자들이 위협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우먼파워가 우리처럼 실무에서 큰 사람들로 자리를 잡게 되면 다른 색깔의 독특한 게 형성될 것 같아요. 우리의 여성사 참 독특하잖아요. 숨어 있는 것 같지만 상당히 작용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 여자들 굉장히 강하잖아요.

=글로벌 스탠다드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외국사례에서 보듯이, 여성임원들에 대한 사회참여가 높아져야 할 것 같아요. 뒤늦게 '여성인력 활용이 경쟁력'이라고 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굉장한 속력으로 변화가 빨리 올 겁니다. 여기에 미리 대비하는 회사는 성공하겠죠. 유한킴벌리의 성공요인을 여성인력개발에 보고 있습니다. 업종과 기업문화가 굉장히 작용했다고 보는 거죠. CEO의 영향도 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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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순 웅진그룹 인재개발원 이사

“성역할 편견 성공 걸림돌

남녀 평등사회 만들면 기업도 경쟁력 커져”

=LG는 보수적이라는 생각하겠지만 일해보면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인본주의랄까 편안하고 오픈돼 있어요. 처음에 여성임원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제 능력이 탁월해서라기보다 시기가 잘 맞았어요. 어느 시기든 여성임원이 발탁되려면 준비돼 있어야 하지만 우리 힘으로 안 되는 것도 있잖아요. 구본무 회장이 21세기에 여자 임원 하나 후보자에 못 올리냐는 그 한 마디에 첫 테이프를 끊을 수 있었죠. 준비돼 있었지만 시대가 도와줬어요.

=첫 테이프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내가 처음 호텔 매니저로 일 할 때 여자들은 웨이트리스뿐이었어요. 하지만 그 일이 자리잡히고 나니까 호텔PR은 다 여자가 하는 걸로 됐잖아요.

=회사에서 저더러 임원까지 온 유일한 여성이라고 합니다. 제가 성공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여성 CEO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거죠. 한 쪽으로는 격려를 받지만 한쪽으로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받아요. 정말 잘해야죠.

윤, 김=이제는 여성 CEO가 나와야죠.

=여성들은 가끔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것 때문에 뛰쳐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갈등국면에서 멘토가 필요해요. 현명하게 어떻게 넘어가야 하는지.

최 - 여성인력 개발 지원시스템 필요

윤 - 여성관리자 모델 데이터화해야

김 - 리더십 등 조직력 강화 교육 절실

이 - 재정·마케팅 알아야'CEO 꿈'실현

=그래서 뭔가 네트워크도 만들어나야겠고 사내 연구회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저는 제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돼야겠다 생각하고 컸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도 인정해준 거죠. 그리고 제 분야에서는 네트워크라는 게 탄탄하게 만들어져 있어요. 사회나 직장에서 다들 지금의 자기 위치만큼 성장하기까지는 그런 게 필요했을 것 같아요.

=임원에서 CEO까지 가려면 기본적으로 재정과 마케팅을 모르면 안 돼요. 남자건 여자건 CEO가 되려면 그런 걸 골고루 거쳐야 합니다. 그럴 기회나 교육을 받아야죠.

=요즘 여성리더십 스쿨 많잖아요. 커리큘럼 짠 거 보면 재무나 회계 같은 과목을 가르쳐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전문적인 실무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급하고 바쁜 사람들이 빨리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더 보강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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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순 LG인화원 상무▶

“여성임원 육성 메리트

회사가 알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노력”

=저는 지금까지도 직원들에게 엄한 게 하나 있어요. '회사의 목적은 하나다.' 회장이나 사장, 그리고 내 목표든 네 목표든 하나라는 생각이죠. 그래서 직원들과 적잖은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무님처럼 되고 싶다는 후배들이 많아요. 저는 직원들에게 인정받는 상사가 되고 싶어요. 여자들, 특히 제 경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기업이라는 환경이 갖추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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