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간호법' 제정 본격 추진··· OECD 아시아 국가 중 한국만 없다
여야 3당 '간호법' 제정 본격 추진··· OECD 아시아 국가 중 한국만 없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6.17 11:10
  • 수정 2021-06-1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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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7대 국회부터 입법 시도
21대 국회 여야 93명 의원 법 제정 참여
복지부 간호정책과, 46년 만에 부활
직능단체끼리 찬반 의견 팽배
한 시민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 시민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홍수형 기자

국회가 간호계 숙원으로 꼽히던 '간호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나서 간호법을 의료법에서 독립시켜 관리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현재는 의료법에 5대 의료인(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관련 법 조항이 한데 묶여있다. 기존 의료법이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역할, 권익보장 등을 충실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간호법은 이를 독자적인 법안으로 떼어내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다. 

한국,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유일하게 간호법 없다

일본·싱가포르·대만·홍콩·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90여 개 국가엔 간호법이 있다. 일본과 대만은 의료법과 함께 별도의 의사법·치과의사법·간호사법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유일하게 간호법이 없다.

현행 ‘의료법’은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에 기반한 의료인과 의료기관 규제 중심의 법률이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이 의료법 속에 묶여 있어 다양해진 간호 인력의 역할을 담는데 한계가 있고 전문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17대 국회부터 시작된 입법

국회에서는 2005년부터 간호법 제정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김선미 열린우리당 의원이 ‘간호사법’을 발의했고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이 ‘간호법’을 발의했다. 2019년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간호법’을,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간호조산법’을 발의했지만 직능단체 반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왼쪽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왼쪽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각각 간호법을,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간호·조산법을 발의했다. 세 가지 법에는 93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동참했다.

21대 국회서 여야 93명 의원 법 제정 참여

ⓒ이은정 디자이너
ⓒ이은정 디자이너

각 제정안은 현행 의료법 등에서 포괄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의료인·의료행위의 범주에서 간호 또는 간호·조산에 관한 사항을 이관해 독자적인 법률로 제정했다. 간호 업무범위, 간호 전문인력의 양성·수급 및 근무환경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규율해 간호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유사한 취지로 발의됐다.

적용대상에 있어서 서정숙의원안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만을 대상으로 한다. 김민석의원안은 요양보호사를 포함하고, 최연숙의원안은 조산사와 요양보호사까지 포함한다. 간호인력의 수급 및 처우개선 등과 관련해 최연숙의원안과 김민석의원안은 공통적으로 간호(·조산)종합계획과 간호(ㆍ조산)정책심의위원회의 근거와 간호사등에 대한 인권침해행위 금지 규정 등을 신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최연숙의원안은 간호사등의 처우개선 요구 등 권리와 의료기관의 간호사등 확충 책무(안 제18조, 제35조), 간호사등의 근로조건·임금·처우개선 지침 제정(안 제37조), 일ㆍ가정 양립지원 등의 근거(안 제38조)를 마련한다. 김민석의원안은 감염병 위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간호사의 협조 책무(안 제17조제3항) 규정을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46년 만에 부활

정부도 입법에 힘을 싣고 있다. 1975년 폐지됐던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가 46년 만에 부활했다. 신설 간호정책과를 처음으로 이끌게 된 양정석 과장은 “앞으로 간호인력 수급문제, 처우개선 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지난 3월 국회에 발의된 간호법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간호법 둘러싼 직능단체의 찬반 의견

다만 간호법 관련 단체들은 상충된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간호법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대한간호조무사협회·요양보호사 단체(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와 한국요양보호헙회)·대한의사협회 등은 반대를 외쳤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를 의료법에서 분리시킴으로써 의사·간호사의 보조인력에서 간호사만의 보조인력으로 고착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요양보호사 단체는 “간호 영역과 별도의 직종인 요양보호사를 간호법안에 포함시트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직역별 업무·범위권한 등을 각 개별법으로 규정할 경우 해당 직역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기 위한 입법추진례가 중가해 개별법 간 상충으로 인한 의료현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간호협회와 대한조산협회는 찬성 입장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는 의사의 진단과 이에 따른 지도(또는 처방)에 따라 간호사의 면허 범위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의사 고유의 진료업무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요양보호사의 업무(노인 등의 신체활동 및 가사활동지원 등)에 대해서도 “노인 및 노인질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여야 하며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 내용의 대부분이 ‘기본간호’에 해당하므로, 간호사 등 의료인의 지도 없이 업무수행 할 경우 대상자의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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