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시대 변화에 따른 미국의 ‘포괄적 성교육’
[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시대 변화에 따른 미국의 ‘포괄적 성교육’
  •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 승인 2021.06.14 22:38
  • 수정 2021-06-15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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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저학년 등교 확대 방침을 내놨다. 3월2일 시작되는 신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할 수 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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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듯 극한 혐오로 치닫는 범죄 중 성폭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인간교육으로써의 성교육'에서 근본 해결책을 찾자는 여론이 높은 시점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성교육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성교육 현황

미국 성교육은 ‘금욕적 성교육'과 ‘포괄적 성교육'이 서로 대립과 양립을 하며 논의되고 있으며, 연방정부와 50개주가 다양한 입장과 정책을 펴고 있다. 대체로 동부는 ‘금욕적 성교육’을 따르는 반면, 중부, 남부, 서부는 ‘포괄적 성교육’을 한다. ‘금욕적 성교육’은 결혼전까지 금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성과 관련된 지식은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해 어린 나이에 성행동을 일찍 시작하게 한다고 보므로 교육하지 않는다. ‘포괄적 성교육’은 금욕을 권하는 동시에 성, 임신, 피임 및 성병에 관한 지식과 예방법을 골자로 하여 사전에 원치않는 10대 임신과 성병 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체로 공립학교가 포괄적 성교육을 실시한다. 최근 기존의 두 입장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성지식 전달과 예방에만 집중한 나머지 인지적, 정서적측면을 배제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2016년 질병통제국(CDC)은 19가지 중요한 성교육 주제를 제시했다. 생식과 성건강 유지법, 성적 금욕의 이점, 콘돔 및 다른 피임법, HIV와 성병, 성파트너 수 제한의 중요성,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 성역할, 의사소통과 협상 기술 등이 포함된다.

캘리포니아 주 성교육과 논란

2015년 ‘캘리포니아 청소년 건강법(California Healthy Youth Act)’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 내 모든 교육구는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포괄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학교 재량으로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에게도 성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4학년 때 학교에서 첫 성교육을 받았다. 1주 전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성교육 내용과 날짜를 공지하고 부모의 동의서 서명이 필요했다. 만약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학생은 수업에서 제외시킨다. 남녀 학생을 분리시켜 담임교사가 사춘기의 신체변화에 대해 가르쳤다. 5학년 때 비슷한 내용이 실시됐다. 이어 중학교 7학년(중1) 때는 과학교사가 상세한 신체변화와 임신, 피임 및 성병에 관한 일반 지식을 교육했다. 특히 성병에 대해서는 워크북과 성병세포 모형을 사용해 문제풀이 시간을 가졌다. 8학년(중2) 때는 과학교사가 콘돔을 석고틀에 끼우는 연습을 교육했고, 역시 부모의 동의서를 제출했다. 고등학교 9학년(중3)에는 ‘건강(Health)과목’과 생물수업에서 좀 더 구체적 내용과 예방법에 집중된 교육이었다. 그러나 정자와 난자가 만나기 위해 남자와 여자의 성기가 결합한다는 팩트 설명 정도에 그쳐 학생들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궁금증과 호기심만 자극됐고, 답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봐야 했던 미완성 교육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또한 임신과 성병 예방에 초집중해 성병세포 모형을 보여주며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해 두려움이 위압적으로 짖눌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성교육 = 무서운 성병’, ‘성 행동= 절대 하면 안되는 것'으로 연결돼 금욕을 유지하는 것에는 성공적이었지만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 12학년(고3)에게 '성교육용 인형 키우기’를 필수과제로 실시하기도 하는데 10대 성관계를 지연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되어 시대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성교육 커리큘럼에 CDC의 제안을 담아 동성애 성행위, 구강·항문 성교, 낙태, 성 보조도구 등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기독교와 무슬림 등 종교집단의 반대시위가 있었으나 주 교육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성교육 과정 전체적 맥락에서 성교육 내용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부모들의 이해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포괄적 성교육은 원치않는 10대 임신과 성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많은 연구결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청소년의 성적 성숙과 성경험의 실제

통계적으로 초경은 평균 12세에, 몽정은 평균 14세에 경험하며, 대학신입생(19세) 남녀 70%가 성경험이 있고, 평균 남자 18세, 여자 17세에 첫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세 이전의 여자 성경험은 대부분 비자발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CDC는 15세~19세 사이 성병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고했다. 실제로 초경 연령이 낮아지고, 중고생 데이트와 성경험이 일어나고, LGBTQ 선언이 증가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궁지에 처하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요구된다.

인간 억압하는 성역할 고정관념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성교육을 위해 몇가지 정리해 보면, 첫째, 성지식 전달, 임신과 성병 예방에만 급급한 성교육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자존감과 타인 존중 및 책임감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정확한 의과학적 정보에 기초한 체계적인 학교 성교육을 모니터링하면서 아이들의 알 권리를 지지하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이다.

30여년 전, 나는 성교육 담당 교사의 성역할 고정관념적 태도가 성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을 정형화된 남자와 여자로 길러내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는 석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연구를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성역할 고정관념이 여자 뿐만 아니라 남자도 억압한다는 걸 깨닫게 되면 자유로운 남녀의 인간화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여전히 남자가 데이트 비용이나 관계를 주도하고 있다. 성평등 이데올로기가 양적 부풀림 상태로만 머물러 있을 뿐 실생활에 스며들지 못해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평등권을 찾는 동시에 남성의 평등권도 간과하지 않는 ‘공평한 평등’을 추구하고 있는지 반성하며 ‘인간주의적 포괄적 성교육'이 펼쳐질 것을 기대해 본다.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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