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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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는 도시의 허파다.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산소를 내놓는다. 매연으로 인한 열섬현상(도심의 온도가 주변보다 높아지는 현상)도 줄인다. 가로화단(녹지, 정원)도 마찬가지다. 관목 위주여서 그늘은 못 만들지만 차로와 인도를 구분하고, 자동차 열기를 식힌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 중립에 한 몫 할 것도 틀림없다.

가로수든 가로화단이든 잘만 가꾸면 환경과 미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중소도시 할 것 없이 가로수 관리 및 특색있는 가로수길과 가로화단(녹지) 조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게 틀림없다.

문제는 위치와 관리다. 가로화단의 형태는 비슷하다. 보통 차로 쪽 인도에 너비 1.5m 가량의 공간을 만들어 회양목이나 영산홍, 철쭉, 화살나무 사철나무 등을 심는다. 중요한 건 보도의 폭이다. 인도가 넓으면 괜찮지만 간혹 사람 다니기도 넉넉하지 않은 길을 쪼개는 바람에 사람이 한쪽으로 피해 다녀야 하는 곳도 있다.

그런가하면 만들기만 하고 제대로 손 보지 않아 잡초투성이가 되거나, 심었던 나무들이 고사해 맨땅이 되다시피 한 곳에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가득한 곳도 있다. 가지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차로나 인도 쪽으로 나뭇가지가 삐져 나오고, 화단막이 블록이 사라져 흙이 인도 쪽으로 삐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뭐든 만드는 것 못지 않게 관리가 중요하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가로환경’을 유지하려면 수시로 잡초 뽑고, 가지 치고, 고사하는 나무는 없는지, 있다면 왜 그런지 배수로와 흙을 살피고, 고사한 나무는 새것으로 교체하고, 병충해가 번지지 않도록 힘을 기울여야 한다. 비가 잦으면 더하다.

혈세로 만든 공간이 잘못된 위치 선정과 관리 소홀로 시민들에게 불편만 끼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분명 공공화단인 줄 알면서 쓰레기나 꽁초를 버리는 이들도 문제지만, 잘 가꿔진 화단에 꽁초를 던지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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