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 저자

“속이 아프고 답답해 죽겠어요. 저번 회식 때 고기 먹고 체했거든요. 물론 술도 좀 마셨지요. 다른 땐 괜찮았는데 이번엔 이상해요. 소화제도 먹고 따기도 하고 별짓 다 했는데 여태껏 안 내려가요. 뭐가 명치끝에 매달린 것 같구요. 밥 생각만 해도 넘어오려구 해요. 전에는 약 먹으면 금방 안 아팠는데 왜 약이 안 듣지요? 이젠 물만 먹어도 울렁울렁 넘어오려구 해요. 자꾸 매슥거리구 느글느글해서 콜라를 마셨더니 더해요. 밥 안 먹고 죽만 먹자니 기운은 없고 위가 말을 안 들어서 미치겠어요.”

체해서 온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대부분의 위장약 속에는 내장에 작용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를 돕기는 한다. 진통제도 들어 있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진통제는 통증 자체를 없애주는 약이 아니라 뇌로 가는 신경을 차단시켜 아픔을 못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건 아픈 위의 입장에서 본다면 위의 근육이 쥐어 짜듯 통증이 있는데도 머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격이다. 통증은 우리 몸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니 못 느끼게 막을 일이 아니라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일인데.

편지 한 통

나의 사랑 당신에게

오늘도 즐거우셨나요? 회식이다 돌잔치다 상갓집이다 거래처 접대에 기분 나쁜 일까지 웬 건수는 이리도 많은지요. 독한 알코올로 속을 뒤집어놓으면 저는 당신이 야속하단 생각도 합니다. 빈 속에 매운 고춧물을 들이부울 땐 쓰라려서 살고 싶지도 않답니다.

온갖 첨가물이 든 달디단 설탕물이 들어오면 위산이 울컥하고 더 많이 나오는 것 아시나요? 그러면 멀쩡한 내벽까지 깎이고 근육은 맥을 못 추지요. 당신은 시원하다고 마시는 뜨거운 물은 내막에 화상을 입히고 찬 아이스크림이라도 급하게 들어오면 근육이 순간적으로 멈춰버려요. 내가 말을 안들어서 미치겠다고요? 난 심장과 달리 온종일 쉬지 않고 일하면 살수가 없어요.

아침 내내 굶겨서 허탕치게 만들었다가 이제 식당문 닫으려 하는 저녁에 문을 강제로 열고 야식이라나 뭐라나 당신 맘대로 집어 넣지 마세요. 밤에 나를 가득 채우면 몸통 중심에 있는 내가 소화시키느라 흔들어야 하니까 당신도 잠을 깊이 못 잡니다. 입에서 침을 발라 20번씩 꼭꼭 씹어서 넣어주면 내가 할 일을 덜어주니 고맙지요. 침 그거 최고의 노화 방지제이며 암 예방약이에요. 체해서 근육이 쥐어짤듯 아플 땐 손으로 명치에서 배꼽까지 나를 부드럽게 마사지 해주면서 따뜻하게 해주세요. 나도 가끔은 고맙다는 칭찬도 부드러운 애무도 필요하다구요.

내 덕에 온갖 맛난 것 먹고 살면서 이런 서비스 정도 당연한 거 아녜요. 아참 나에게 말을 걸란다고 '이 밥통아'라고 부르는 분도 있다던데, 몹시 듣기 거북하답니다. 치사한 공치사 같지만 내 덕에 당신이 잘살고 있다는 것 잊지 말아주세요. 건강할 때 잘 돌봐주기를 부탁하며.

당신의 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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