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놀'도 나노기술 덕에 상품화

예쁜 피부를 원하는 여성들의 처절한 노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요즘은 그 노력을 온갖 종류의 화장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 면면을 보면 “맨 얼굴로 다니고 싶어져요”카피의 SK-Ⅱ는 효모 '피테라', 30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아이오페는 '레티놀'과 '나노좀', 헤라는 피부 속 잠재력을 키워주는 'ERP과학', 랑콤은 '액티캄2', 이자녹스는 '메디민 A'등 이루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피부조직에 침투시키는 '나노기술'이 없다면 좋은 성분도 말짱 도루묵이다. 나노 화장품의 원리는 10∼20mm 크기의 나노 입자에 생리활성물질을 담아 피부조직으로 침투시키는 것.

어째서 나노기술이 화장품에 응용되는 것일까. 첫째, 나노 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작다. 피부 세포 크기보다 작은 상태. 그래서 자갈밭에 모래를 부으면 잘 침투되듯 나노 입자를 피부에 바르면 감쪽같이 스며든다. 특별히 좋은 성분으로 바꾸지 않아도 침투력을 높여주니 피부가 매끄럽고 탄력 있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둘째, 나노 입자는 미백이나 주름살 제거 기능을 발휘하는 물질들과 결합해 안정화시키고 성분의 효능도 높여준다.

과거엔 제품화가 불가능하던 레티놀 성분도 나노기술 덕택에 화장품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나노기술이 '나노 에멀션'이다. 화장품에 쓰이는 에멀션은 피부보호를 위한 오일입자가 분산돼 있다. 그 오일입자를 나노 크기로 만들면 결과적으로 표면적이 넓어진다. 그 결과 적은 양으로도 피부 전체에 골고루 스며들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노 에멀션을 바르면 촉촉함이 오래가고 끈적임이 적으며 흡수가 빠르다. 단, 무조건 똑같은 제품을 나노입자로 만들었다고 흡수가 좋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원료마다 조성을 변화시키고 다시 안정화단계를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만 한다.

나노기술은 비단 얼굴에 바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태평양은 각종 비타민을 1백 배 작은 나노입자로 만들어 두발에 흡수력을 1.7배 향상시킨 '헤어팩 나노테라피 샴푸'를 내놓았다. 이 광고문구가 설명에 적격이다. “나노 비타민 에멀션이 깊숙이 침투, 흡수되니까 상한 머릿결도 한올 한올 살아나기 시작합니다.”이러니 얼굴 피부도 세포 하나하나 살아날 것이 아닌가.

나노기술을 이용해 얼굴의 주름부분에만 작용해 순식간에 보톡스 주사를 맞은 듯한 효과를 내는 일도 그리 먼 미래는 아니다. 현재 기능성 화장품 세계시장의 규모는 220억 달러로 해마다 8%씩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거대시장에서 나노기술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러나 태평양화장품연구소 나노텍팀 김준호 팀장은 “아직 화장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노기술의 응용범위는 일부분”이라며 각종 미디어의 나노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기사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연주 기자leeyj@

◎잠깐! 나노기술이 뭐지?

나노(nano)란 그리스어의 '난쟁이'에서 유래한 말로 10억 분의 1을 가리키는 미세 단위이다. 1나노미터 (1nm, m)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에 해당한다.

결국 사이즈의 문제. 트럭 크기보다 크던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지금은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가 들어간 MP3 플레이어가 됐다. 나노기술의 진보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나노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화장품을 비롯해 반도체, 메모리, 배터리 연료 등 나노기술 활용분야가 갈수록 넓어지고, 청정기술로 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엄청난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가령 나노기술로 반도체를 개발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서적을 보유한 국회도서관을 손톱 만한 반도체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얇은 봉투의 두께에도 방탄복처럼 튼튼한 섬유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불행히도 아직 실현단계는 아니지만 말이다.

한편 실생활에서 나노기술은 화장품 이외는 주로 항균 코팅에 사용된다. 지난해 보령 메디앙스가 내놓은 '나노 실버젖병'은 젖병에 나노기술을 처음 접목해 히트를 쳤다. 은가루를 10nm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 플라스틱의 일종인 PES 표면에 코팅해 항균력을 높였다. 해외 의류제조업체 갭(Gap)은 액체를 엎질러도 얼룩이 지지 않는 나노소재 바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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