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절망스러웠을 피해자 생각하면 가슴 아파”
민주당 “군 당국, 철저한 수사로 성범죄 발생 막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5월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통화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문 대통령이 3일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조치를 지시했다. 여당도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조치를 촉구하는 한편, 국방부에 군 내 성범죄 근절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 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도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군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다시는 병영 내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 이상 단순 대책발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군내 2차 가해와 합의 종용, 무마, 은폐 의혹에 대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합의·은폐 등 과정에 개입한 지휘라인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방부는 부대 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잘못을 감추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상식 밖의 행태를 바로잡고, 근본적인 성범죄 근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군대 내 성범죄 근절을 위해 문제가 발생하면 감추기에 급급한 군 내부의 악습을 철폐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공공기관 성폭력 사건의 현장점검 실시 근거를 마련한 ‘성폭력방지법’이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 전에 군대 내 구조적 병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 민주당은 건강한 병영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남 서산 공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피해자는 3월2일 선임으로부터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가해자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곧바로 차 문을 박차고 내린 뒤 상관에게 신고했으나 가해자는 피해자의 숙소까지 따라와 “신고할 테면 해보라”고 비웃었다. 회식을 주도했던 상사는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냐”고 합의를 종용했고, 가해자는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가해자의 아버지까지 나서 “명예로운 전역을 하게 해달라”고 압박했다고 알려졌다. 피해자는 결국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2일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가해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 가해자는 이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