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간호하다 전투장교 된 ‘백골 할머니’를 아시나요
군인들 간호하다 전투장교 된 ‘백골 할머니’를 아시나요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6.06 08:29
  • 수정 2021-06-06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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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6·25 여성 참전영웅들
‘백골 할머니’ 고 오금손 대위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 이현원(90) 중위
고 오금손 대위(왼쪽), 이현원(90) 중위 ⓒ국가보훈처·나라사랑신문

6·25 전쟁터엔 여성들이 있었다. 오는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국군 간호사에서 백골부대 전투장교가 된 고 오금손 대위, 국군 간호사관학교 1기로 전쟁터에 뛰어든 이현원(90) 중위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백골 할머니’ 고 오금손 대위
광복군 항일 투장으로 시작해
6·25 땐 백골부대 전투장교로 맹활약

고 오금손 대위 ⓒ국가보훈처

고 오금손 대위는 독립운동가, 간호사, 안보 전도사로 일평생 나라를 지켰다. 6·25 전쟁 때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복무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오 대위는 1931년 2월 20일 북경에서 독립운동가 오수암 선생의 외동딸로 출생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중국인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광복군 제3지대 소속으로 항일 투장의 길에 들어섰다. 

광복 이후 그는 개성 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개성도립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자진입대를 결심한다. 1950년 8월 오 대위는 포항 형산강지구전투에서 부상자들을 돌봤다. 북한군이 병원을 기습하자, 부상자들을 간호하던 중 적군 6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려 2계급 특진해 대위로 진급한다.

오 대위는 독립군 시절 경험을 살려, 백골부대 전투장교로 맹활약했다. 금화와 철원 중간 지점에 위치한 ‘케이’(K)고지 전투 중 오 대위는 전우들과 함께 북한군의 포로가 된다. 북한군의 고문과 회유가 이어졌지만, 오 대위는 절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북한군이 교전에 빠진 순간, 필사적으로 부대에 복귀해 끝까지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탈출 과정에서 다리 관통상과 허리에 파편이 박히는 상처를 입었다. 결국 부상이 재발해 군을 떠나게 된다.

전역 후에도 오 대위는 전국을 다니며 전쟁의 참상과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안보 전도사로 활동했다. 5013회의 안보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데 앞장섰다. 우리 국민의 올바른 국가관 확립을 위해 『영광의 가시밭길』, 『파로호』, 『60만 대군이 보는 파로호』 등 3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백골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 출신 이현원 중위
6·25 때 간호장교로 맹활약
참전 사실 뒤늦게 알려져

이현원(90) 중위 ⓒ나라사랑신문

이현원(90) 중위는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이자,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 출신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의 코리아넷뉴스에 따르면, 이 중위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6일, 16세가 되던 해에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 뜻에 따라 육군군의학교(현 국군간호사관학교) 간호사관생도로 입학했다. 임관 직후 파견된 전장에서는 물밀 듯이 밀려들어 오는 부상병들을 받기에 바빴다.

이 중위는 간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공로를 뒤늦게 인정받았다. 그는 지금껏 가족들에게조차 자신의 참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2020년 코리아넷뉴스와 인터뷰에서 “총 들고 전쟁터에서 싸워야만 참전용사라고 생각했다. 제가 했던 것들이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애썼지만 기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사람들을 꼭 기억하고 반드시 찾아내달라”고 당부했다.

국가보훈처는 간호장교, 학도의용군 등 나라를 지키고자 힘쓴 모두를 ‘참전영웅’이라 인정하고 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보답하기 위해 미등록 참전유공자 발굴 사업을 2014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이 중위의 참전사실도 ‘6·25 전쟁 여군 참전사 문헌’ 중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명부를 바탕으로 참전유공자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 중위는 2020년 6월6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2020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오 대위와 이 중위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역사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참전용사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훈장과 증서를 전달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이현원씨(6.25전쟁 참전유공자)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이현원씨(6.25전쟁 참전유공자)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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