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1대 국회서 차별금지법 발의한 의원들
"모든 국민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해야"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장혜영 정의당 의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 최용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이사, 한상희 헌법학자,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 ⓒ홍수형 기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5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장혜영 정의당 의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 최용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이사, 한상희 헌법학자,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 ⓒ홍수형 기자

21대 국회 임기 1년을 맞아 현역·역대 국회의원이 한 자리에 모여 제17대 국회에서부터 통과되지 못한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더불어민주당 권인숙·이상민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5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차별금지·평등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에 대한 모든 행위를 중지시키고 피해자를 구제할 방법을 법안으로 제안한다. 2008년 제17대 국회에서 고 노회찬 의원이 발의했으나 제정되지 못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당시 고 노 의원과 함께 공동발의한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정의당 전신) 의원은 이날 “몇 대를 거쳐도 변하지 않는 정치권, 특히 이곳 국회는 국민들이 차별 받는 이 상황에도 모르쇠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민주노동당이 소수정당이었으나 지금은 과반수가 넘는 정당이 됐다. 제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길 사단법인 평화철도 상임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권영길 사단법인 평화철도 상임대표는 “차별금지법이 있었더라면 변희수 하사는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는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수형 기자

18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먼저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안식을 다시 한번 빈다”고 추모했다. 권 전 의원은 “변 하사의 죽음 사회적 타살이었다”며 “차별금지법이 있었더라면 변 하사는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회는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돼 있는데 맞나”라고 되물으며 “차별공화국이다. 온갖 차별이 난무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2000년 창당하면서 차별금지법을 1호 법안으로 내세웠지만 2021년 21대 국회에서 우리는 아직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모든 의원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를 넘지 못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19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당시 제 법안 말고 두 건 더 있었으나 보수개신교의 강력한 항의와 사회적 여론에 밀려 중간에 법안이 취소됐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제 법안도 19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강서구에서는 한 정치인이 앞장서서 장애인 학교 설립을 막았다”며 “21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차별과 배체, 혐오의 언어가 아닌 연대, 공존, 상생의 언어로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를 넘지 못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양심에 호소한다. 모든 국민이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차별금지법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홍수형 기자

지난해 6월 법안을 발의한 장혜영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생각을 단 하루도 안 한 적 없다”며 “지난 1년간 21대 국회는 말 없는 벽처럼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 이유는 국회의원 300여명이 차별 문제 앞에서 양심을 저버렸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편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16일 국회의원 선서를 기억하십니까”라며 “우리가 대변할 시민 가운데 정치적 이익을 가져달 줄 수 있는 시민도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시민들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년은 지나갔지만 새로운 시간이 남아있다”며 “양심에 호소한다. 모든 국민이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등법 반대, 존중한다”면서도 “마찬가지로 이 법을 찬성하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오는 6월 중으로 차별금지법 입법을 준비 중인 이상민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으로 며칠 전부터 문자, 전화 폭탄이 쏟아진다”며 “오늘 평등법 반대를 외치는 그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평등법 반대, 존중한다”면서도 “마찬가지로 이 법을 찬성하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계에서는 계속 성소수자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 어떤 사유로도 인간의 존엄을 반할 정도의 사유가 있다면 금지시키고 실질적 평등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바로 지금' 기자회견을 열고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등법은 시대의 흐름이다. 평등권을 구체화하는 법으로 실행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지난 27일 기독교인과의 만남을 가진 권인숙 의원은 “차별금지법 반대가 기독교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다”라며 “그들은 평등법을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이 지나지게 과대대표 됐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이를 어기는 것은 반헌법적인 행위”라며 “국가에서 국민 대부분이 원하는 법을 제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평등법은 시대의 흐름이다. 평등권을 구체화하는 법으로 실행을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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