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축 의무 있으나 계획 구체적이지 못 해"

소송 제기한 환경단체 "지구를 위한 큰 승리"

에너지 대기업 로열 더치 셸 ⓒAP/뉴시스
에너지 대기업 로열 더치 셸 ⓒAP/뉴시스

민간 기업에 사상 처음으로 탄소 배출량 감축 명령이 내려졌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이 현지시간 26일 에너지 대기업 로열 더치 셸에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할 의무가 있고 현재의 감축 계획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며 오는 2030년까지 2019년 배출량 대비 45% 감축하라고 명령했다.

7곳의 환경단체들과 네덜란드 시민 약 1만7000명은 지난 2018년 셸이 파리기후협약에 명시된 전 세계적 목표에 맞춰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도록 명령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셸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2050년 또는 그 이전에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그러나 셸의 계획이 구제적이지 않고 한계를 안고 있다는 많은 경고들이 있으며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회사의 책임보다는 사회 발전에 대한 모니터링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환경단체들은 "지구를 위한 큰 승리"라며 환영했다.

소송을 제기한 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친구들' 네덜란드 지부의 변호사 로저 콕스는 "우리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석유 회사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한 출발선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법원은 그러나 셸이 45%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셸은 "실망스러운 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환경 오염을 발생시키는 전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과 관련한 소송에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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