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3년] “학생들의 공론화 창구, SNS뿐이었다”
[#스쿨미투 3년] “학생들의 공론화 창구, SNS뿐이었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5.27 10:41
  • 수정 2021-05-2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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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스쿨미투 연루 교사 469명
용화여고 이후 전국서 고발 이어져
학교는 학생들 공론화 막고
가해교사는 고발학생 색출
“청소년이 말할 수 있는 학교돼야”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3일 서울 도봉구 서울시 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메모를 붙였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2018년 5월 서울 도봉구 서울시 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메모를 붙였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한 학교에서 불법촬영이 일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안전한 공공장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성 ‘ㅈ’고교 경남A교사불법촬영사건 대응모임 박지민씨

올해는 스쿨미투 운동 3주년이 되는 해다. 2018년 2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에서 ‘스쿨미투’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이후 용화여고를 비롯해 많은 학생들의 고발과 제보가 이어졌다. 특히 용화여고의 스쿨미투는 도화선이 돼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3년간 스쿨미투에 연루된 교사는 469명이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지난 11일 공개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스쿨미투에 연루된 교사는 469명이었다. 서울 지역이 187명(40%)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70명), 광주(49명), 경기(24명), 부산(22명), 충남·충북(각각 20명씩)은 20명을 넘었다.

지난 1월 27일 공개된 서울시교육청의 ‘2020년 스쿨미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스쿨미투 23건 중 인사조치 6건과 관련해 정직 등 중징계 3건, 견책 등 경징계 1건, 주의 1건으로 나타났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열린 스쿨미투 3주년 기념 포럼에서 “스쿨미투 3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 계신 분들은 아직 ‘바뀐 게 없다’고 말한다”며 “체감할 수 있는 법·제도적 변화가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남A교사불법촬영사건 대응모임 박지민씨는 “불법촬영 범죄가 일어나던 2017년 9월, 나는 분명 그 학교에 있었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기반으로 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이 없다면 학교도 존재할 수 없다”며 “더 이상 화장실에서, 샤워실에서, 교실에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청소년이 말할 수 있는 학교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지혜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사무처장은 “학생들의 목소리가 학교 안팎으로 뻗어나간 후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론화를 막고 고발자가 누구인지 색출하려고 시도했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바꾸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공론화, 사안 처리 절차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의 형식적인 징계 절차도 지적했다. 양 사무처장은 “몇몇 학교의 스쿨미투 운동에서 고발자는 학교에서 TF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시도했으나 학교는 형식적인 징계 절차 외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데에 미온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고충심의위원회, 학교폭력위원회 등 사안을 논의하는 기구에는 교사위원, 외부 자문위원은 존재하나 학생위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스쿨미투의 펜스룰(Pence Rule)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양 사무국장은 웹툰 ‘참교육’에서는 스쿨미투가 무고한 교사를 고발하는 학생으로 재현된다며 “스쿨미투 이후 학교 현장에는 ‘여학생들이 문제다’ ‘트집 잡히지 않기 위해 말을 조심해야 한다’ 등의 펜스룰이 확장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교권침해 프레임과 펜스룰을 넘어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어나갈 교사의 의무와 책임을 다시금 성찰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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