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출석
“기성용이 ‘폭로=오보라는 기사 나게 도와 달라’고
다른 후배 통해 부탁했다”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32)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후배 A씨가 24일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그러면서 기씨 측으로부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A씨를 피고소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기씨 측이 다른 후배를 통해 연락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기씨가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과거 있었던 일을 사과하는 대신 지금까지 폭로한 것을 없던 일로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용기를 내서 폭로한 이후 과정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 그분은 정말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건지 궁금하다. 20년 동안 제 친구와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싶기도 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바라는 것이 단지 ‘사과 한마디’라고 밝혔다. A씨는 “기씨가 사과만 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 등 2명은 2월 전남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6월 선배인 기씨와 또 다른 선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기씨 측은 결백을 주장하며 3월 이들을 경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기씨는 3월3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5시간 동안 조사받았다. 그는 당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