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 15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 내 대형 야외공연장 램지 플레이필드/서머 스테이지 무대에서 ABC 방송의 연례 '굿모닝 아메리카' 콘서트 시리즈에 출연해 공연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지난 2019년 5월 15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 내 대형 야외공연장 램지 플레이필드/서머 스테이지 무대에서 ABC 방송의 연례 '굿모닝 아메리카' 콘서트 시리즈에 출연해 공연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20여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초중고에 한국어 과목이 개설돼 있는 곳은 1개의 초등학교와 1개의 고등학교 뿐이었다. 한류의 영향으로 고등학교에 한국어반 채택이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 요구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저마다 자발적으로 K드라마(태양의 후예, 사랑의 불시착, Mr. 선샤인, 동백꽃 필무렵,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이코지만 괜찮아, 구혜령 등), 영화(기생충, 미나리 등), 예능 프로그램(슈퍼맨이 돌아왔다, 런닝맨, 복면가왕 등) 영상매체와 K팝 가사를 통해 실용적인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거기에 한식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음식과 화장품 등을 통해 한국문화를 흡수하고 있다.

한국문화, 한국인 부러워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미국학생들은 다양한 타 인종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넷플릭스, 비키 등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를 즐기고 있다. 자막 없는 프로그램도 과감히 보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한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 자발적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 화장품(페이셜 팩, 색조화장품, 여드름 치료제 같은 기능성 화장품 등)이나 다양한 스낵이나 당면, 라면과 같은 음식, 한글 아트물(컵, 셔츠, 스티커 등) 등에도 관심이 높다. 온라인 직구 사이트나 아마존을 이용해 자유롭게 구매한다.

한국에 매료된 미국학생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인을 부러워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김밥, 멸치주먹밥, 김치볶음밥, 잡채, 불고기 백반 등 한식위주로 도시락을 싸주었다. 친구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 아이들의 도시락을 먼저 열어놓고 한입만 먹게 해달라고 줄을 섰다고 하며,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그때 그 도시락’을 추억하고 있다. 집에 놀러오거나 공원에서 피크닉을 할 때면 떡볶이와 김밥, 잡채 등을 만들어 대접하며 레시피와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특히 딸의 경우, 많은 친구들로부터 “너는 한국사람이어서 좋겠다”는 부러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그 덕에 한국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더 커졌다고 한다.

대학 한국 관련 수업 수강

심플한 미국적인 것과 달리 아기자기하고 유서깊은 유구한 역사를 배경으로 내려온 한국문화는 미국학생들의 호기심을 다각적인 면에서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런 만큼 정보를 얻을만한 공식적인 교육 사이트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이들은 대학에 들어가 한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제 2외국어로 택하거나 한국관련 수업을 수강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예일대학에서 ‘한국어’ 수업과 ‘현대 한국의 종교’, ‘북한의 종교’는 다양한 인종들에게 인기있는 과목이다. 재미 동포로 살고 있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를 수업에 초대해 살아있는 역사를 경청하고, 한국의 제례에 대한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이들 수업을 통해 한국문화 이해의 폭과 깊이가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UC버클리대에서는 ‘한류 이해’, ‘아시안 아메리칸 인 필름 & 비디오’, ‘차세대 리더: BTS’ 등이 인기있는 강좌로 자리잡았다. UCLA의 경우 30년 전보다 한국어 수강생이 530배 늘어나 2019-20학년도 외국어 등록현황을 보면, 한국어 등록 학생수가 총 901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스패니쉬 : 2,954명, 불어 :1,176명, 일어 :974명, 중국어 :952명). UC데이비스에 다니는 딸의 친구는 대학에서 화학과목 수강 중, 발효 실험프로젝트로 ‘김치'를 만들어 제출한 뒤로 김치를 직접 담아먹게 됐다고 한다. 또 떡볶이, 김밥, 잡채 등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개인 SNS에 게시하기도 있다.

질 좋은 한국 문화 콘텐츠 필요

이제 한국문화는 한민족만의 것이 아닌 세상이 됐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국인과 재외동포 뿐 아니라 한국인이 되고 싶어할 정도로 한국을 사랑하고 부러워하는 외국인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그들에게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해 보다 철저한 역사적 검증과정을 통한 홍보매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미국 대학의 한국관련 수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 다양한 강의가 개설돼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정책도 해야 할 것이다. 연초에 하버드대 미쓰비시 교수 램지어의 위안부 역사왜곡 사건을 통해서 연구비지원이 매우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듯이 해외 대학의 한국학연구소에 대한 연구지원과 한국 관련 과목 개설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 대학들은 전국적으로 유럽국가 언어 프로그램을 폐쇄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하나의 부서로 통합한 반면, 한국어는 새로운 연구 분야로 채택됐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현 상황에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충분한 지원과 투자로 양질의 한국어와 역사 및 문화 교육이 펼쳐져 한민족의 훌륭한 정신과 얼이 담긴 콘텐츠를 통해 세계화의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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