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회전율 '사상 최저'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저금리 속에 코로나19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 자금이 쌓이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7.3회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닌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 수록 가계나 기업이 예금을 은행에 묶어 둔 채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9년 67회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을 지속해 2005년에 21.8회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2010년 34.8회까지 올라갔으나 2013년(28.9회) 이후 줄곧 30회를 밑돌다가 2019년(19.1) 이후 부터는 20회를 넘지 못했다.

통상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경제가 성장할 때 높아지고 좋지 않을 때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낮은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수시 입출입이 가능한 은행 통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평잔)도 올해 3월 기준 316조8777억원으로 전월대비 11조802억(3.6%) 늘면서 사상최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2월(216조6261억원)과 비교해 보면 46.3%(100조2516억원)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언제라도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형태로 자금을 가지고 있으려는 성향이 커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적금을 깨서 다른 자산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 흐름이 있었고, 이 자금이 바로 주식 시장 등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요구불예금에 먼저 넣어뒀다가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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