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회, 온라인 추모공간 열어
17일 오후 강남역서 추모 행사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3주기 추모제 ‘묻지마 살해는 없다’가 17일 서울 강남역 강남스퀘어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강남역 10번 출구까지 침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3주기를 맞아 열린 ‘묻지마 살해는 없다’ 행사 참가자가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헌화하고 있다. ⓒ여성신문 

5월 17일은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하 강남역 사건)’이 발생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여성들은 5주기를 맞아 온·오프라인에서 추모 행사를 연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서페대연)은 17일 오후 7시와 8시 서울 강남역 9·10번 출구 사이에서 2회에 걸쳐 ‘강남역 여성살인 5주기 추모행동-우리의 기억과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간별로 최대 9명이 참석하는 이 추모 행사에선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과 함께 자유 발언과 성명서 낭독, 퍼포먼스가 이어질 예정이다. 

“페미니즘 백래시에 연대로 맞선다”

서울여성회는 “‘강남역 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이전의 폭력과 차별의 세상을 그대로 둔 채 살 수 없다며, 집단적으로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며 “최근 다시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 시기로 되돌리려는 반동(백래시)의 기운이 정치권, 언론, 기업, 온라인 등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여성회와 서페대연이 이 시기를 버티고 있는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하고자 추모행동을 하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여성회가 연 강남역 여성살인 사건 5주기 온라인 추모공간 페이지.
서울여성회가 연 강남역 여성살인 사건 5주기 온라인 추모공간 페이지.

단체는 온라인에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페이지(http://bit.ly/210517강남역5년)도 열었다. 온라인 추모공간에는 17일 오전 11시 기준 6200여개의 포스트잇이 게시됐다. “잊지 않겠다. 여자라는 이유로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고 다른 억울한 죽음이 없어지는 나라를 만들기위해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내 인생은 이 희생의 전과 후로 달라진다. 아주 천천히 변화하지 않는듯 변화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겠다” “지칠 때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가 이길 거라는 걸 알기에 오늘도 힘내보겠다. 그 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길” 등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와 다짐이 빼곡 적혀 있다.

여성들 “‘묻지마 사건’ 아닌 ‘여성 혐오 사건’”

강남역 사건은 2016년 5월17일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골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피의자인 김모(당시 34세)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그 전에 들어온 남성 6명은 그냥 보냈다. 언론에서는 이 사건은 ‘묻지마 사건’으로 불렀으나 여성들은 ‘여성 혐오 사건’이라고 명명하며 추모 열기가 커졌다. 시민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고인을 추모하고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외쳤고, 이 일은 페미니즘을 대중화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가해자 김씨는 징역 3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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