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동네 도서관에 처음 생긴 K-도서 섹션이 일으킨 변화
[황은자의 K교육 클리닉] 동네 도서관에 처음 생긴 K-도서 섹션이 일으킨 변화
  • 황은자(베로니카) H&C 교육컨설팅 대표
  • 승인 2021.05.17 09:52
  • 수정 2021-05-17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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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일주 내내 사람들로 북적댄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행사참여를 하면서 일생동안 도서관과 친숙하게 지내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넘게 문을 닫았던 도서관이 2~3개월간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차량으로 물건을 받는 서비스)’을 운영하다가 지난 4월 중순 정상적으로 개방돼 ‘집콕’해야만 했던 지역주민들의 숨통을 트여주었다.

K-도서 섹션 원조 밀브레 도서관

자연과 교육환경, 교통의 요지인 우리 동네는 아시아인이 밀집해 살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회와 도서관에서 아시안을 위한 행사가 자연스럽게 실시된다. 음력설 행사, 추석명절 축제, 일본문화축제, 다중언어 스토리타임, 한국영화 상영 등 다채롭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와 도서관을 사랑방처럼 드나들었다. 우리가 처음 이 지역으로 이사 왔을 때,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도서섹션이 구축돼 있었으나 한국 도서 섹션은 없었다. 아이들 학교에서 각 인종별 연구프로젝트 과제가 주어지던 초등학교 2학년부터 도서관에 한국 도서가 비치되지 않아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인터넷 검색이 발달돼 있지 않던 시절이라 참고서적을 찾기 위해 주변 한인 이웃들에게 문의를 하거나 버클리대학과 스탠포드대학의 동아시아연구소를 컨택하기까지 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개방하지 않아 안타까움은 더 컸다.

2013년 9월 밀브레 도서관 주최 추석 행사에서 ‘밀브레 유스챔버’가 한국민요를 연주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2013년 9월 밀브레 도서관 주최 추석 행사에서 ‘밀브레 유스챔버’가 한국민요를 연주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그러던 2013년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추석명절 행사를 위해 한인중고생으로 결성된 현악사중주 ‘밀브레 유스챔버’가 한국민요 공연을 하게 됐다. 나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을 비롯해 한인 언론매체에 이 행사와 ‘밀브레 유스챔버’ 홍보를 했다. 마침 최초로 파견된 문화담당 영사와 만나게 되면서 도서관에 한국어 도서와 홍보물 비치와 지역사회에 한국문화축제를 통한 한국 홍보의 시급함을 토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도서관 중 최초로 한국어 도서 섹션이 마련되는 역사적인 일이 생겼다. 

밀브레 도서관 한국어 섹션 @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밀브레 도서관 한국어 섹션 @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도서관에는 한국 관련 홍보 DVD, CD, 책자와 유아에서 성인용 도서, 지역 한인신문과 월간 잡지가 비치됐다. 이를 알리고 축하하기 위해 ‘제1회 밀브레 한국문화축제’도 밀브레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성황리에 치러지면서 우리 지역에 한류의 싹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 행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다른 도서관에서도 앞을 다퉈 한국어섹션 구축운동이 일어나 많은 곳에 밀브레 도서관 복사판이 만들어졌다. 각 도서관이 서로 연결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 도서관에 없는 책이나 DVD는 다른 도서관에 예약해 빌릴 수 있게 됐다. 각 카운티별로 연간 도서구입 예산이 상정되어 새로운 도서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 부자가 되는 듯 행복을 느낀다. 

2013년 한동만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와 웨인리 밀브레시장, 톰 볼 밀브레 도서관장, 그리고 필자 등 한인 대표가 한국어 섹션 개설 테이프커팅 하고 있다 @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2013년 한동만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와 웨인리 밀브레시장, 톰 볼 밀브레 도서관장, 필자 등 한인 대표가 한국어 섹션 개설 테이프커팅 하고 있다 @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페이스북

한류 확산의 기초, 한국 도서

한편 한국문화축제 이후 지역에서 한류 붐이 불어 한국어 스토리타임, 한식 시연, 영화상영, 추석에 송편이나 한국무용, 한국민요, 태권도 등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2013년 이래 나는 도서관의 한국어 통역과 번역 작업, 한국 프로그램 자문역을 하며 코디네이터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중국계 중심으로 진행돼 오던 도서관의 행사명을 수정하는 작업을 통해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지역행사로 자리잡도록 돕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 설(Chinese New Year) 축제는 음력설(Lunar New Year) 축제로, 중국 추석축제(Chinese Moon Festival)는 모든 아시안 추석 축제(Asian Autumn Festival)로 바꿀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했다. 그래서 이들 행사에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등이 문화 프로그램이 합류했다.

이렇게 구축된 한국어 섹션이 많은 한인과 2세들, 한국에 관심 있는 타인종 한국 마니아들에게 한국을 배우고 사랑하게 되는 배움의 터전이 돼 전 세계에 한민족의 정신과 얼이 전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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