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여고 #스쿨미투 전직 교사 항소심서 혐의 부인 “검찰 수사 부실” 주장
용화여고 #스쿨미투 전직 교사 항소심서 혐의 부인 “검찰 수사 부실” 주장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5.13 14:33
  • 수정 2021-05-14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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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항소심 첫 공판 열려
1심서 1년6개월형 법정구속
피해자 지원단체 “지난 3년 무의로 만드는 발언”
최경숙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회원은 13일 서울고법 앞에서 “오늘 A씨 측의 변론은 학생들이 지난 3년간의 과정과 노력을 무의로 만든 발언”이라며 “2차가해가 아니라고 했는데 2차가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같다”고 비판했다. ⓒ진혜민 기자

제자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용화여고 전직 교사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술만으로 기소해 검찰 수사가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지원단체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 “학생들이 지난 3년간의 노력을 무의로 만든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희 부장판사)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6)교사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A 교사 측 “피해자 진술만으로 기소…2차 가해 없었다”

A 교사 측 변호인은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 밖에 없다”며 “그러나 검찰은 학교 교실 배치도, 시간표 등 직접 확인하지 않고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2차 가해에 대해 생각도 없고 2차 가해를 하지 않았다”며 “한 사람이 법정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는 법정증언을 했으나 피고인은 그 제자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냈고 답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유무죄를 떠나 제자들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이고 당시 상처나 응어리, 불만이 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지원 단체는 A 교사는 피해 학생에게 ‘이야기 할 수 있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피해자는 그 문자를 받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동시에 피해자인 자신의 신분이 노출됐다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당시 정황, 피해자 진술 추가 요청도

또한 이날 A 교사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사례가 아닌 다른 스쿨미투 사례일 수도 있다"며 당시 학교에서 학교폭력 상담전화 117로 신고한 내용, 노원 경찰서의 수사 과정, 피해자 진술 등을 추가로 요청했다.

1심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 5년 취업 제한 명령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양지혜 위티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사무처장은 13일 서울고법 앞에서 “스쿨미투는 특성상 많은 피해고발 중에서 소수의 사건만 수사로 넘어가고 그중에서도 수사 포기한다”며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혜민 기자

A씨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제자들 교복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부에 넘겨졌으나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용화여고 학생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서명운동, 1인 시위 등을 통해 이 사건을 공론화했고 A씨는 결국 기소됐다.

피해 지원 단체 “긴 3년 과정 무의로 만드는 발언…성인지 감수성 없다”

이날 법원 앞에서 최경숙 노원스쿨미투를지지하는시민모임 회원은 “오늘 A씨 측의 변론은 학생들이 지난 3년간의 과정과 노력을 무의로 만든 결과였다”며 “2차가해가 아니라고 했는데 2차가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과정에서 초기에 피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진술할 수 없었던 사정들을 전부 평면적으로 바라보고, 스쿨미투를 일반 성폭력으로 보는 점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하나도 없다”며 “경찰의 초동대응도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항소이유서에 실명 명기…2차 가해 지점 명확”

양지혜 위티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스쿨미투는 특성상 많은 피해고발 중에서 소수의 사건만 수사로 넘어가고 그중에서도 수사 포기한다”며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사무처장은 “이 사건 같은 경우 지속적이고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었고 피해자들이 그 시간들을 지나와서 법정까지 온 과정들이 지난하겠구나 싶다”며 “피해자들이 본인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진술을 선택했을 텐데 항소이유서에 굳이 실명을 명기한 것이 위협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A 교사의 2차 가해를 지적했다.

용화여고 스쿨미투는 2018년 3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모여 모교의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한 위원회를 결성하며 시작됐다. 그해 4월 재학생들도 선배들의 취지에 공감하며 창문에 ‘위드유(WITH YOU)’, ‘위캔두애니씽(We can do anything)’이라고 쓴 포스트잇을 붙이며 스쿨미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용화여고는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돼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2018년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의 스쿨 미투가 나오자, 용화여고 재학생들은 창문에 '#WITH YOU' '#ME TOO' 등의 문구를 만들어 붙여 연대했다. ⓒ용화여고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제공
2018년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의 스쿨 미투가 나오자, 용화여고 재학생들은 창문에 '#WITH YOU' '#ME TOO' 등의 문구를 만들어 붙여 연대했다. ⓒ용화여고 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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