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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혜/ 방송인

벌써 12월이라니…

지난 몇 개월을 참으로 빡빡하게 정신없이 보냈다. 그 동안 여러 가지 핑계로 미뤄놓은 대학원 학위논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씨름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느새 연말을 맞은 것이다.

사실 아이 둘 출산과 그에 따른 육아휴직 몇 개월씩을 빼고는 방송한답시고 보낸 세월이 햇수로 십년, 까짓 현장에서 놀던 가락으로 논문 한편 못 쓸까 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이것이 영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나의 논문 주제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보도를 통해 텔레비전 뉴스가 재난을 보도함에 있어서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는데, 방송 3사의 뉴스를 내용분석 하는 작업으로 꽤 흥미로웠다.

그런데 내용분석 결과 중에 주제와 관련 없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인터뷰 대상자에 따른 성별 분포에서 보이는 불균형이었다.

현대 뉴스의 특징 중에 하나는 뉴스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인터뷰가 점점 늘어난다는 점으로 뉴스에서 인터뷰 대상자는 특정 사실에 대한 정보 제공자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보도에도 많은 인터뷰가 실렸는데, 성별에 따른 결과수치는 약 70퍼센트가 남성으로 상당히 남성편중적인 결과를 보인다.

특히 사건을 경험한 피해자나 생존자들의 사고관련 직간접적인 정보제공의 경우는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 모두 인터뷰 대상자로 정보를 제공했으나(물론 남자가 많았다) 신뢰도를 요구하는 가치평가적인 내용이 요구되는 정부공직자나 전문가 등의 인터뷰에서는 여성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거의 남자공무원, 남자교수, 남자의사, 남자변호사 등의 인터뷰가 실린 결과를 보였다.

이는 방송 3사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신뢰도나 전문성을 요하는 대상자 선정에 성별에 따른 심한 편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관습적일 수도 있고 전통적으로 기자라는 직종 자체에서 볼 수 있는 성 불균형에서 온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사회를 구성하는 인력 네트워크가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한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런 결과들을 접하면서, 한편으론 '사실 이것이 현실인데 새삼스럽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텔레비전 뉴스에서 인터뷰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랴 싶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성의 위치나 영향력을 미루어 가늠할 수 있기에 당연히 그래왔던 것을 눈으로 수치로 재차 확인하는 것 같아 더욱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21세기는 여성의 세기인데 여전히 우리 사회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조차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늘 그래왔지만 내년에도 역시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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