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서울숲역 3번출구서 코앞
넓은 숲 걷고 자전거 타고 소풍 즐겨
조각작품 감상도...1일 여행지로 추천
‘서울숲길’엔 맛집·카페 가득
월·화는 휴무업소 많아 수·목 방문 추천

서울숲 ⓒ김원길
서울숲 ⓒ김영일 대표

 

뉴욕의 센트럴 파크 혹은 런던의 하이드 파크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곳을 다녀왔거나 가고 싶다고 꿈꾸기 때문이다. 서울숲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아는 사람만 안다.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아직 안 가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런던이나 뉴욕을 여행하다 만났던 공원의 낭만을 서울숲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이곳을 ‘힐링여행지’로 추천한다.

사람들은 서울의 공원이 대부분 두 손바닥보다 조금 클 것으로 짐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곳은 공원이라 부르지 않고 숲이라고 부를 만큼 나무가 많다. 면적이 15만 평이고, 기온도 주변 지역보다 2~3도 낮아서 쾌적하다. 한강 변으로 도보나 자전거로 접근이 가능하다. 1일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로 나와서 100m 남짓 걸으면 바로 서울숲이 시작된다.

 

돗자리 하나 챙기면 끝…책 한권 곁들이면 완벽한 휴일 

서울숲 ⓒ김원길
서울숲 ⓒ김영일 대표

주말이라면 돗자리와 생수를 들고 소풍을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주변 인기 맛집들은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밥 먹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승리원의 짜장면을 시켜 먹든지 피자를 테이크 아웃해서 공원을 즐기며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이라도 한 권 갖고 간다면 충분히 멋진 휴일을 보낼 수 있다. 야외 조각 공원이 조성돼 있고, 수변 식물이 있는 곳에 벤치도 간간이 있다. 조금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멋진 테이블도 차지할 수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을 위한 평상형 테이블도 있다.

 

원인종 '숲의 항해' ⓒ김원길
원인종 '숲의 항해' ⓒ김영일 대표

야외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용덕 작가의 ‘함께 걷기’, 김경화 작가의 ‘의지’, 호해란 작가의 ‘바람 속 산책’, 장형택 작가의 ‘시인의 발자국’, 강희덕 작가의 ‘약속의 손 II’, 최은경 작가의 ‘책’, 원인종 작가의 ‘숲의 항해’, 박석원 작가의 ‘적의(積意) 0628’, 오상욱 작가의 ‘대지의 어머니’ 등 감상할 작품이 많다.

야외조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좀 허술한 편이다. 서울숲뿐 아니라 국립, 시립 미술관의 야외 설치 작품도 비슷한 수준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작품 관리 자원봉사자로 모집하면 참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도쿄의 우에노 공원은 주말에는 야외 관리나 청소를 하는 사람이 출근하지 않는 대신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9시에 모여서 빗자루를 들고 낙엽을 쓸거나 청소를 하고 헤어진다. 멋진 야외 조각 작품들이 비를 맞아 흙이 튀거나 먼지가 앉으면 작품이 볼품이 없어지고 가치도 떨어진다. 시민들의 관리 참여를 유도하면 그만큼 서울숲을 더 사랑할 수 있고, 방문객들도 반짝이는 작품을 보며 행복 지수가 올라갈 것이다.

서울숲 안 거울정원도 멋지다. 이곳은 젊은이들의 포토존이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 더구나 4~5년 전부터 ‘서울숲길’이라고 불리는 곳이 인기를 끌면서 주말이면 젊음이 물결친다. 주민센터 뒤쪽에 있는 ‘대성 갈비’는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주말 오후가 되면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긴다.

 

이용덕 작가 '함께 걷기' ⓒ김원길
이용덕 작가 '함께 걷기' ⓒ김영일 대표

 

'핫 플레이스' 젊은이 몰리는 성수동

대성갈비를 끼고 200m 정도 쭉 걸어 들어가면 서울숲길에 누구보다 일찍 자리 잡은 ‘성수 카페’가 있다. 6년 만에 새단장해 5월 1일 ‘청강&‘ 으로 재탄생했다. ‘잠깐 학교’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강대학 재단에서 운영하는데, 다른 곳보다 덜 상업적이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성수동에서 가장 멋진 힐링카페다. 요일별로 다양한 즐길 거리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강& 아트스쿨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단체 전시회도 연다. 언젠가 한 번쯤 붓을 들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한번 참여해볼 만하다. 이곳에는 시간 소비형 프로그램이 많다. 또한 이곳을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다른 곳보다 폭이 넓다.

요즘 성수동이 핫하다고 하는데 막상 외지 사람 입장에서는 어디를 가야 좋을지 엄두가 안 날 수도 있다. 젊은이들은 검색의 달인이 되어 어느 구석이라도 잘 찾아내지만 익숙한 길만 다니던 사람에게는 어려운 숙제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 최고의 장소이다.

성수동이 뉴욕의 브루클린처럼 유명해진 것은 성수역 3번 출구에서 가까운 대림창고 카페의 공이 크다. 홍동희 작가의 아이디어로 오픈한 대림창고 카페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스케일과 갤러리를 결합한 콘셉트로 전국에 대형 카페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홍동희 작가는 2년 전 따로 독립해서 ‘할아버지 공장’이라는 카페를 부근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숲 ⓒ김원길
서울숲 ⓒ김영일 대표

요즘은 성수역에서 서울숲역으로 젊은이들의 동선이 이동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이곳은 도쿄의 다이칸야마 같은 역할을 할 것 같다. 이곳에 T SITE로 알려진 ‘츠타야’ 서점 같은 것만 추가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성동구에서도 현재 공영 주차장 자리를 지하화하고 지상 도서관 설립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길 풍문으로 들었는데 현실이 되면 좋겠다.

특히 한국보다 외국의 패션 피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대림 미술관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숲역 4번 출구와 직접 연결돼, 개관하면 문화 기지의 역할이 기대된다. 여기서 대림창고 카페와 대림미술관은 이름만 같을 뿐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는 일본 여성들이 ‘욘사마’가 운영하는 카페라면서 혹시나 운 좋게 스타를 볼 수 있을까 하고 찾았던 카페가 ‘센터’ 카페다. 서울숲을 바라보는 안쪽에 있다. 그리고 뚝섬역 1번 출구 부근에 블루보틀 본사와 카페도 있다. 

지난해 메가박스 영화관 본사가 서울숲 앞에 생겼다. 상영관은 서너 개인데 MX 관은 음향과 화면의 컨디션이 상당히 수준급이다. 주말 서울숲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날씨가 맘에 안 들면 ‘영화 보기’로 변경도 추천한다. 가까운 장래에 삼표레미콘이 이전하면 서울숲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더욱 늘 것이다.

 

수없이 생겨난 카페∙맛집…1시간 대기는 기본, 예약도 어려워

다로베 피자 ⓒ김원길
다로베 피자 ⓒ김영일 대표

요즘 성수동 일대엔 맛집과 카페가 셀 수 없이 많이 생겼다. 그래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한 시간 이상씩 대기해야 하는 곳도 많고 대부분 예약도 받지 않는다. 카페도 자리 잡기가 결코 쉽지 않다. 맛집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월요일과 화요일은 영업하지 않는 곳이 많으니 피하는 게 좋다. 평일 방문이 가능하다면 수요일 혹은 목요일이 맛집을 가기에 가장 좋을 것이다. 

 

쵸리상경 '스테이크덮밥' ⓒ김원길
쵸리상경 '스테이크덮밥' ⓒ김영일 대표

서울숲길 인기 맛집으로는 화덕 피자집 ‘다로베’, 차이니스 딤섬집 ‘제제', 최근 오픈한 비빔 국수집 ‘난포'와 덮밥집 ‘쵸리상경', 그리고 햄버거집 ‘제스티살룬’, 오래된 맛집으로는 빵집 ‘밀도' 골목에 있는 콩나물국밥집. 

뚝섬역 7번 부근의 먹거리 식당의 순댓국집은 성수동의 줄 세우기 원조집인데 아쉽게도 조만간 영업을 종료한다는 이야길 들었다. 서울숲으로 여행하듯 와서 산책하고 젊은이들 틈에서 줄 서서 기다리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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