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일연구소, 인권위 의뢰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실시
60대·10대 남성,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
남성이고 나이 많을수록 성차별 의식 ↑
초등학생, 중·고·대학생보다 성평등 의식↓
성희롱 대처는 소극적...2차 피해 우려

인권위가 20일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펴냈다. 지난해 인권위가 접수한 성희롱 진정 사건은 역대 최다인 303건을 기록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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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X)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X)
‘성희롱 피해는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X)

이처럼 성희롱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지닌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나이가 들수록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하게 드러냈다. 초등학생의 성평등 의식은 중고생이나 대학생보다 낮았다. 전 연령을 통틀어 남성이 여성보다 성차별적 사고를 보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행복한일연구소(대표 문강분)에 의뢰해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성별, 연령 등 인구 특성에 따라 전국 총 1만2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60대와 10대 남성 높아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이 높을수록 크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중고생이 가장 성희롱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 평균 차이는 중고생보다 성인과 대학생에서 더 컸고, 20대 남녀의 인식 차이가 가장 컸다.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준 응답자들은 60대 남성과 10대 남성이었다. 반면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의 잘못된 인식 정도는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이는 최근 50~60대 남성 자치단체장과 20~30대 부하 여성이 성희롱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 나타나고 있는 사건들의 문제 상황과 연계하여 파악할 수 있는 결과”라며 “해당 인구 특성별 갈등을 해소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 개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한편, 성희롱은 업무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 괴롭힘을 가리키는 용어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성희롱을 ‘성범죄’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했고, 조직 내 관계나 직무 연관성보다는 남자-여자, 가해자-피해자 등 행위자 ‘개인‘에 집중했다.

성차별 의식, 여성보다 남성·나이 들수록 높아

연구진은 응답자들의 성평등 및 성차별 의식도 조사했다. 성희롱의 원인은 성차별적인 문화나 제도고, 성희롱 근절을 위해서는 성평등 관련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점을 고려했다.

먼저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크다‘, ‘여자들은 직장에서 옷차림, 화장 등 외모에 신경 써야 한다‘ 등 문항을 구성해 성평등 의식을 조사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내면화하고 있는 정도가 컸다. 연령대별로는 대학생 남녀 간 차이가 가장 컸다. 중고생에서 차이가 가장 작았다. 초등학생의 성평등 의식은 중고생이나 대학생보다 낮았고, 초등학교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성평등 의식이 더 낮았다.

‘남자가 일을 잘해서 여자보다 승진이 빠르다‘, ‘여자는 동기 모임 등 비공식 네트워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등 성차별 의식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남성이 여성보다 차별적 사고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성역할 고정관념이 견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고생, 대학생의 경우 성별 격차가 무척 컸다.

성희롱 대처는 소극적...2차 피해 우려

성희롱 대처법으로는 ‘불쾌하다는 표정과 행동으로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73.8%, 복수응답)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모르는 척하거나 슬쩍 자리를 피하거나‘(31.6%)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회사 내 처리기구보다는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구제기관을 더 많이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이유는 ‘보복 또는 불이익을 당할까 봐 걱정돼서‘(60.4%), ‘실질적인 처벌을 할 것 같지 않아서‘(44.8%) 등이었다.

인권위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연령과 성별 등을 고려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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