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반페미니즘’ 논란에 여성들 ‘연대’… “폭력 규탄‧강연 재개하라”
포항공대 ‘반페미니즘’ 논란에 여성들 ‘연대’… “폭력 규탄‧강연 재개하라”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5.03 14:48
  • 수정 2021-05-0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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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폭력 활동가 하예나 강연, 일부 학생들 반발에 결국 연기
남초 커뮤니티에 “강연 취소‧총여학생회 폐지 도와달라” 요청
총여학생회 구성원 신상 유포하고 허위사실 유포 등 위협도
리셋‧유니브페미 등 여성단체‧모임 ‘여성전진 공동행동’ 구성
여성단체들이 페미니즘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구하며 ‘반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인 포항공과대학교 사태를 규탄했다. 사진은 포항공대 전경. ⓒ포항공대
여성단체들이 페미니즘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구하며 ‘반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인 포항공과대학교 사태를 규탄했다. 사진은 포항공대 전경. ⓒ포항공대

일부 학생들의 페미니즘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 요구로 ‘반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인 포항공대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단체와 개인들은 연대체 ‘여성전진 공동행동’을 구성해 대학 내 페미니즘 활동을 위협하는 행태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계명대 페미니스트 모임‧리셋‧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유니브페미 등 12개(3일 현재) 여성단체와 모임 연대체인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3일 성명을 통해 “총여학생회 및 하예나 전 대표를 향한 포항공대 일부 남학생들과 남초사이트들의 폭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항공대 총여학생회는 4월30일 반성폭력 활동가인 하예나 전 DSO 대표를 초청해 ‘여성운동과 디지털 성폭력’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열 예정이었다. 하예나 전 대표는 2016년 한국 최대 규모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였던 ‘소라넷’ 폐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2018년 BBC ‘올해의 100인의 여성’에 선정됐다. 

일부 남학생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연 취소 도와달라 요청 

강연 소식이 알려진 4월 28일 포항공대 일부 남학생들이 ‘개드립’, ‘에펨코리아’, ‘보배드림’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공대에서 돈주고 남혐강연 합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낸 학생회비로 여성주의 강연을 연다며 강연이 취소되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강연자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혐오 표현이 담긴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며, 강연을 주최한 총여학생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과 함께 대학 학생지원팀 등 관련 전화번호를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포항공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왔다. 전화번호가 게시된 부서에는 항의 전화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2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연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여성전진 공동행동 “총여학생회 신상공개는 폭력을 종용하는 행태”

여성전진 공동행동
ⓒ여성전진 공동행동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일부 남학생들은 연사인 하예나 전 대표와 총여학생회 구성원에 대한 실명과 신상정보를 여러 사이트로 확산시키고, 강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트렸다”며 “총여학생회를 히틀러, 나치, 홍위병 등의 학살자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연사에게 폭력이 필요하다는 협박성 게시글까지 게시됐다”며 “(신상공개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폭력을 종용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연사의 행적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탄압하는 것은 명백한 사상검증”이라며 “이러한 일이 반복해서 용인될 때, 개인 및 단체에 행해지는 여성폭력과 남초 커뮤니티의 여성혐오적 문화는 마치 정의로운 행동인 양 합리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공대는 하예나 전 대표의 ‘여성운동과 디지털 성폭력’ 강연을 재개하고 여성폭력을 오락거리로 즐기는 외부인들로부터 학우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지성의 장의 본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포항공대 총학생회는 오는 5일 전체학생대의원회의를 열고 해당 강연의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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