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 속 유산과 기록 이야기
다양한 여성들의 족적도 조명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근본적이고 정신적 문화 운동을 이르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으로서의 공부를 더 하면 국민 의식이 높아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화여대 총장,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배용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의 책 『역사에서 길을 찾다』가 출간됐다. ⓒ홍수형 기자

“역사는 과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이고 미래를 비추어 주는 거울이다. 즉 시작과 결말을 모두 보기 때문에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고 겸허해지는 것이다.”

역사학자 이배용 (재)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의 책이 출간됐다. 대한민국 역사 속 유산과 기록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었다. 

이 이사장은 이화여대 사학과에서 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서강대에서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총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대통령직속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의 사찰과 서원을 유네스코(UNESCO)에 등재시킨 문화 대사이기도 하다. 현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영산대 석좌교수, 한국학학술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사에서 길을 찾다』는 역사학자이자 문화해설가인 저자의 지식과 경험에 토대를 두고 다양한 역사 유물과 역사적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성찰해볼 수 있도록 깊이 있는 화두를 제공한다. 

이배용 이사장의 책 『역사에서 길을 찾다』 표지. ⓒ행복에너지
이배용 이사장의 책 『역사에서 길을 찾다』 표지. ⓒ행복에너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 및 외세 침략의 강풍 속에서 국가 생존을 고민했던 고뇌가 느껴지는 고종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 조선시대 기록유산의 백미 중 하나인 ‘군영등록’ 등 다소 낯선 역사유산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속에 얽힌 스승과 제자의 의리,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 속에 드러난 가족 사랑과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처세술, 세종대왕의 인생이 현재 우리 사회에 던지는 교훈 등 역사 속 유산이 지닌 시의성을 고찰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우리 역사 속 다양한 족적을 남긴 여성 인물들을 조명하고, 조선 유학 600년 역사 최초로 여성 초헌관이 된 저자의 관점에서 모두가 상호 존중하며 조화롭게 나아갈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선조들이 가꾸어 놓은 정신유산과 문화유산을 접하면서 힘든 시기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에서 그동안 써놓았던 글을 묶었다”라며 “읽다 보면 용기를 얻고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선현의 시대정신이 담긴 어록을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좌표로 삼을 수 있다”며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강조했다. 이어 “그 마음이 아름다운 문화를 창조하고 역지사지, 배려하고 섬기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저자의 다른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 광업침탈사 연구』(1989, 일조각),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2005, 어진이), 『한국사의 새로운 이해(공저)』(1997, 이대출판부), 『브랜드 코리아(공저)』(2011, 나남출판), 『Women in Korean History』(2008, 이대출판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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