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
23개 여성일자리기관 총괄
교육‧취업‧창업 원스톱 지원
일자리기관 간 협업 돕고
종사자 역량 강화 교육 마련
여행업‧공연업‧방과후교사 등
코로나 직격탄 맞은 여성들
진로탐색‧멘토링 등 지원

신현옥 서울여성능력개발원 원장 ⓒ홍수형 기자
신현옥 서울여성능력개발원 원장 ⓒ홍수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불어 닥친 고용 한파는 유독 여성에게 더 가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기혼여성에게 집중됐다. 기혼여성 취업자가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기혼남성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한국개발연구원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코로나로 충격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여성(she)’과 ‘경기침체(recession)’를 합성해 ‘쉬세션(She-cession)’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하 여능원)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30대 후반 여성과 50대 여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30대 후반 여성은 기업 내 일‧가정 양립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50대 여성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일자리를 포기하거나 퇴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능원은 서울시 23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을 총괄하며 교육부터 취업연계, 창업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일자리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3월30일 취임한 신 원장은 연세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방정부와 중앙 부처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페모크라트(페미니스트 관료)다. 그는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왔다. 1996년 경기도 여성정책보좌관을 시작으로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 여성가족부 인력개발담당관과 장관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특히 교육부에서 ‘국공립대 여성교수 20% 채용 목표제’를 골자로 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국‧공립대 여교수 임용의 물꼬를 텄다.

신현옥 서울여성능력개발원 원장 ⓒ홍수형 기자
신현옥 서울여성능력개발원 원장 ⓒ홍수형 기자

신 원장은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여성들이 이른바 ‘경력단절’을 겪지 않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능원은 올해 코로나로 개점 휴업 상태인 여행업과 공연업 종사자, 비대면 수업으로 일자리가 사라진 방과후 강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일자리 모색을 위한 ‘커뮤니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히 직업훈련을 넘어 진로탐색을 위한 역량 진단과 교육, 멘토링, 컨설팅을 연계한 새로운 프로젝트다.

신 원장은 “지속가능한 여성일자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다.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성차별 없고, 유연한 일자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한 중소기업 대표가 육아휴직을 다녀오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시간단축근무제를 도입한 결과, 이전과 비교해 업무 생산성에서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며 “다양한 사례를 모아 우수한 여성 인력이 포기하지 않고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임기 3년간 일자리기관 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N잡러, 프리랜서 등이 증가하는 일자리 트렌드에 맞춰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커리어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신 원장은 “여능원이 여성의 일과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허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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