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못미] “새 제품 안 쓰고도 잘 삽니다” 중고거래로 쓰레기 줄이기
[지못미] “새 제품 안 쓰고도 잘 삽니다” 중고거래로 쓰레기 줄이기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5.09 12:49
  • 수정 2021-05-11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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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곤란 쓰레기 고민하던
여성신문 기자들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여성신문
당근마켓 등 중고 직거래를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쏠쏠한 생활 전략이 된다. ⓒ여성신문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는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등을 덜 쓰는 것 외에도 좋은 방법이 있다. 안 쓴다는 이유만으로 버리려던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팔거나 기부하는 방법이다. 품이 들더라도 신제품 소비를 덜 하면서도 기존 제품의 수명을 늘리면서도, 때로는 필요한 물건을 정가보다 싸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꽤 쏠쏠한 생활 전략이다. 

채팅창에 메시지를 입력했다. “지도상에 표시된 ‘월드컵로3길’에 있습니다!” 곧장 회신이 온다. “저도 와있습니다!” “혹시 SUV 차량이신가요?” “주차장 바로 앞입니다! 보이시나요!” 애타게 새 주인을 찾으러 온 텀블러가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 “차 안에 계신가요?” “아뇨! 후드티에 쇼핑백 들고 서 있어요.” 이 메시지를 끝으로 훈훈한 ‘직거래’가 성사됐다. 효과적인 ‘개인컵’ 생활을 위해 당근마켓으로 텀블러를 구매하는 자리는 수줍고 정답게 끝났다. “손이 안 가서 한 번도 안 쓴 건데 저 대신 잘 써주세요”라는 덕담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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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올' 3개월 끝에 전자기기를 비로소 판매할 수 있었다. ⓒ여성신문

같은 날 저녁, 안 쓰는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약속도 잡았다. 합정역 근처에서 구매를 마친 뒤 판매를 위해 홍대입구역으로 이동했다. 이동 수단은 따릉이. 대중교통을 덜 이용하면서 동네 근처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으니 탄소발자국을 조금이라도 덜 찍으면서 기분전환도 된다. 역시나 구매자로 보이는 분은 금방 찾았다. “혹시...당근마켓...” 

판매 물품은 오즈모포켓이다. 3개월 전부터 판매글을 올려놨지만 선뜻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한없이 가격을 내렸다. 53만8000원에서 30만원, 24만원까지. 24만원이 되자 “22만원에 네고 가능할까요?”라는 문의가 들어왔고, 안 쓰는 걸 가지고 있을 바에야 2만원 더 싸게 팔면서 제품을 잘 사용할 분께 보내자는 마음으로 “쿨네고”했다. “게시물에는 못 올렸는데 받침대도 함께 드릴게요!”라는 말도 건넸다. “작동은 잘 되는 거죠?”라고 물으시던 구매자는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도 요리조리 기기를 살펴봤다. 작동법을 간단히 설명해드리고, 종이봉투에 담긴 기기를 고이 건넸다. 

누군가 버리려고 내놓은 책꽂이를 집으로 가져와 닦아주니 새 것 부럽지 않은 튼튼한 가구가 됐다.  ⓒ여성신문
누군가 버리려고 내놓은 책꽂이를 집으로 가져와 닦아주니 새 것 부럽지 않은 튼튼한 가구가 됐다. ⓒ여성신문

옷과 신발, 핸드크림과 로션, 노트북가방 등에 이어 텀블러를 중고 구매 목록에 추가하고, 판매 목록에는 오즈모포켓을 추가한 뿌듯한 하루. 따릉이를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빌라 앞에 누군가 버리려고 내놓은 철제 책꽂이가 있다. 낯모를 빌라 주민의 가구 폐기 비용도 아낄 겸, 넘치는 책들을 꽂아둘 겸 책꽂이를 낑낑대며 옮겨 방으로 들여왔다. 여기저기 닦아주고 책을 꽂아두니 도서관 부럽지 않은 서가가 완성됐다. 얼떨결에 선물처럼 얻은 책꽂이까지, 오늘이야말로 자원 재순환의 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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