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설로 강제 아웃팅 논란...김세희 작가, 사생활 침해 의혹 휩싸여
또 소설로 강제 아웃팅 논란...김세희 작가, 사생활 침해 의혹 휩싸여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26 15:17
  • 수정 2021-04-26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가 직접 SNS서 문제제기
원치 않은 방식으로 커밍아웃 등 피해 호소
“김 작가와 18년간 친구였는데...두려움과 공포 느껴”
출판사 “양 측 입장차 확연하나
진실 찾기 위한 모든 조치에 성실히 임할 것”
김세희 소설가의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 ⓒ민음사
김세희 소설가의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 ⓒ민음사

김세희 작가의 소설 두 편이 사생활 침해와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지향 또는 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김봉곤 작가의 소설에 지인과의 사적 대화 무단 인용, 아우팅 파문이 인 지 1년도 되지 않아 또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A씨는 트위터를 통해 “김세희 작가로 인해 아우팅을 포함한 3가지 피해를 겪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을 『항구의 사랑』(2019) 등장인물 ‘인희’이자 ‘H’, 김 작가의 또 다른 단편소설 ‘대답을 듣고 싶어’에 등장하는 ‘별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작가와 18년간 친구였다”며 “(『항구의 사랑』에서) 필요에 따라 주요 캐릭터이자 주변 캐릭터로 부분부분 토막 내어져 알뜰하게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가 “실제 인물의 외형적 특징과 에피소드를 동의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고도 했다.

A씨는 소설을 읽은 주변인과 동문 등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과 관련한 사적인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아우팅은) 소중한 친구의 소설에서 함부로 다뤄진 나를 발견하고 불쾌감과 배신감을 느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두려움과 공포였다”고 호소했다. 가족들에게도 어쩔 수 없이 커밍아웃해야 했다며 “차마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자신의 가족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대답을 듣고 싶어’엔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사적 대화 및 에피소드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실려 있다”며 “저는 어머니를 잃은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신 제 어머니의 직업, 투병 과정, 죽음, 장례와 관련된 이야기를 어떠한 동의 절차 없이 지면으로 접해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소설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 어머니의 죽음은 주인공의 드라마를 극적으로 몰아가는 주요 도구로 쓰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ANachemson 캡처
A씨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김세희 소설가로부터 아우팅 등 피해를 겪었다고 폭로했다. ⓒ트위터 @H73216876 캡처

A씨는 김 작가에게 피해를 호소하자 “네가 아니라고 하면 될 것 아니냐”는 답을 받았다며, “김 작가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20년 6월 (김 작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조금도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이 일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

『항구의 사랑』 출판사인 민음사는 25일 SNS를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과 필요한 조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음사는 25일 트위터 공식 계정 등 SNS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트위터 @ANachemson 캡처
민음사는 25일 트위터 공식 계정 등 SNS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트위터 @minumsa_books 캡처

민음사는 지난해 12월24일 A씨로부터 작가의 공식 사과와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았는데, “A씨와 작가의 입장 차이가 확연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 작품 속 인물이 자신임을 특정한다고 생각하는 장면에 대해 알려줄 것을 조심스럽게 요청했다”며 “피해 사실에 대한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A씨의 고통을 헤아리고 있으며 하루빨리 일상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답을 듣고 싶어’는 2019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작품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말 출판사 문학동네에도 내용증명을 보냈다. 문학동네 측은 26일 여성신문에 “몇 차례 피해자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지난 2월부터 해당호를 잠정 판매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소설가들의 작품 속 사생활 노출과 아우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김봉곤 작가가 단편소설 ‘그런 생활’과 ‘여름, 스피드’에 지인과의 사적 대화를 무단 인용해 사생활을 노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김봉곤 작가는 사과하고 ‘그런 생활’로 받은 제1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해당 소설집을 출간한 창비와 문학동네는 각각 판매 중지 및 환불에 나서면서 파문이 일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