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하는 국회 만드는 중입니다”
김예지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하는 국회 만드는 중입니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4.26 15:07
  • 수정 2021-04-26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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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로 간 장애여성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당선 1년
첫 여성 시각장애 의원 등장에
본회의장 투표기기 음성안내기능 도입 등 변화도
안내견 ‘조이’와 의정활동 함께해

“장애인에게 편리한 법제도가
모두를 위한 법제도...제가 만들겠다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하는 국회 기반 닦을 것”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헌정사상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피아니스트, 장애인과 국회를 잇는 ‘메신저’. 김예지(41) 국민의힘 의원을 설명하는 3가지 키워드다.

그가 당선된 지 1년, 국회엔 “작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 국회 본회의 장내 전자투표 기기엔 음성 안내가 추가됐다. 이전에는 단순 터치 방식이라 시각장애인은 쓰기 불편했다. 깨진 계단 점자블록도 보수됐다.

2018년부터 함께해온 안내견 ‘조이’(5)는 김 의원이 가는 곳 어디든 함께 간다. 사람들에게 귀염받기를 좋아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다. ‘장애 안내견은 처음 본다’는 국회 실무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국회 내 장애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된 셈이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당선 1년 소회를 묻자 “24시간이 모자라다”면서도 “장애인을 포함해 여러 소수자를 대변하려 국회에 부름을 받았으니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법제도는 결국 ‘모두를 위한’ 것이고, 제가 그런 것들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2일 국회에서 만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안내견 ‘조이’. ⓒ홍수형 기자
22일 국회에서 만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안내견 ‘조이’. ⓒ홍수형 기자

- 당선 1년, 돌아보니 어떠세요?

“24시간이 모자라요(웃음). ‘장애인을 위한 법’이 아닌, ‘모두를 위한 법’을 만들려 힘쓰고 있습니다. 사실 같은 말이죠. 건물에 경사로를 설치하면 휠체어 이용자만 좋은가요. 유아차, 수레, 허리나 다리 안 좋은 사람들에게도 편리하죠.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어요. 주목받기 힘든 일을 하고 있지만, 저는 이걸 하려고 국회에 부름을 받았어요. 이것만 해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22대, 23대 국회에서도 장애인 의원들이 일해야 하는데 제가 기반을 잘 닦아둬야죠.”

- 그동안 국회 내 장애인의 접근성을 막는 장벽은 많이 무너졌나요?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국회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죠. 저희 당 장애 관련 의원 3명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초당적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다들 바쁘지만 위원회별 이슈를 공유하고, 우리가 임기 내 합심해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틈틈이 마련하려 합니다.”

김 의원의 의정활동 키워드는 단연 ‘장애’다. 지난해 6월부터 2021년 4월 말 현재까지 약 10개월간 대표발의한 법안 66건 중 27건이 장애인의 노동권·생존권·이동권 보장 등 관련 내용이다. 안전상비의약품에 점자나 점자·음성변환용 코드 표시 의무화, 온라인 연말정산·쇼핑 등을 할 때 시각장애인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공동인증서 도입,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스마트 월패드를 장애인에게도 편리한 방식으로 설치, 장애인도 키오스크를, 도서관 자료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 보장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이 눈에 띈다. 당내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장애인위원회 활동, 시각장애 당사자들과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는 TF 활동 등에도 힘쓰고 있다.

- 장애 당사자가 아니면 놓치기 쉬운 일상의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도드라집니다.

“중요한 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맞춰 그때그때 필요한 대안을 내놓는 겁니다. 지금처럼 감염병 확산, 4차산업혁명 국면에선 정보 접근권과 비대면 IT 기술 활용이 중요하잖아요. 그 흐름 속에서 누가 소외되고 있나 봐야죠. 저 같은 장애인들이 대표적이고요. 시각장애인도 쓸 수 있는 공동인증서 도입 법안은 그런 데 착안해서 발의했어요.”

선도적 법제도 마련은 중요하나, 권리 보장을 벌금으로 강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벌금 내기 싫어서 마지못해 행동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롯데마트 장애인 안내견 출입 거부 사건’을 계기로 과태료를 더 부과하자는 대안이 나왔잖아요. 그러면 반감을 삽니다. 서로 다른 필요를 지닌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만 그게 제 목표입니다.”

피아노 연주를 앞두고 안내견과 함께 피아노 앞에 서 있는 김예지 당선인. ⓒ김예지 당선인 제공.
피아노 연주를 앞두고 안내견과 함께 피아노 앞에 서 있는 김예지 당선인. ⓒ김예지 당선인 제공.

본래 김 의원은 피아니스트였다. “국회에 오기 전까지 계속 연주하고 강단에 섰어요. 그 경험이 다른 장애 문화예술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의원으로서 지원할 현실적인 방도를 찾는 데 도움이 돼요.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고, 그들이 활동할 기회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여러 법안을 발의했고, 올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청문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집중 질의했습니다.”

- ‘피아니스트는 내 평생의 직업’이라고 하셨죠.

“네. 국회에서 제 소임을 다하면 피아노 앞으로, 강단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오는 6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취약계층 청소년을 돕기 위한 음악회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베토벤 소나타 ‘비창’을 연주할 거예요. 많이 와주세요(웃음).”

- 초선 의원으로서 당 쇄신 의지를 밝혀 오셨습니다. 다른 초선 의원들과 4·7 재보궐선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결코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고 하셨죠.

“그렇죠. 우리 당이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서 보여주려 했던 뜻을 읽고 거기에 부응하자는 얘기였습니다.”

- 초선 당 대표론도 나옵니다.

“큰 책임감과 확고한 개혁 의지를 가졌다면 초선이라도 당을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 여성들은 구조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한 정책을 추진하는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을 기대합니다. 의원님은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의 자질을 갖췄다고 자신하시나요?

“국회에서 좋은 법제도를 만들어도, 여성·남성·장애인·비장애인이 다 같이 차별 문제에 관심 갖고 공감하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결국 바뀌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장애인, 여성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넓힐 기회를 만들기 위해 힘쓸 계획입니다. 그래야 평등한 사회로 더 빨리 갈 수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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