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위직 승진 외에 사직·퇴직도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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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의 남성 독과점이 여전한 가운데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만큼이나 고위직 여성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경력단절을 더 많이 일찍 경험하는 '유리절벽'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양호 한국해양대 교수는 전·현직 여성 고위공무원 7명을 심층 인터뷰해 고위 공직사회의 유리절벽 문제를 탐구한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 1∼3급 고위공무원은 모두 1568명으로 이 중 여성은 7.7%(121명)에 그쳤다.

나머지 92.3%(1447명)는 남성이 차지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여성 고위공무원은 매년 평균 6.3%의 비율을 나타냈다.

고위공무원 10명 중 여성은 1명이 채 안 되는 실정으로, 고위직에서 여성은 여전히 대표성이 낮고 희소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이어 유리천장을 뚫고 고위직에 올라가면 평온한 지위를 누리며 양성이 평등한 직장이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조직이나 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쉽게 추락하는 유리절벽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재직 및 퇴직 현황분석 ⓒ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질적 연구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재직 및 퇴직 현황분석 ⓒ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질적 연구

조사결과 고위공무원단 안에서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189.6명이 퇴직해 여성의 퇴직률은 남성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임기가 끝나기 전에 스스로 사표를 쓰고 그만둔 의원면직이 연평균 169.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기를 다 채운 당연퇴직은 14.0명, 인사권자가 공무원 직위를 박탈하는 직권면직은 4.0명, 파면 등 징계를 통한 징계퇴직은 2.6명 등의 순이었다.

2016년부터 5년간 연평균 재직자 대비 퇴직자 비율을 성별로 보면 여성은 재직자 96명 중 37.7%에 해당하는 36.2명이 의원면직으로 그만둔 반면 남성은 재직자 1420명 중 연평균 132.8명(9.4%)이 의원면직으로 퇴직했다.

여성 고위공직자의 임기 전 퇴직 비율은 남성의 4배에 달했다.

직권면직으로 퇴직한 여성 비율(1.9%·1.8명) 역시 남성(0.2%·2.2명)보다 높았다.

당연퇴직 비율은 여성 3.5%(3.4명), 남성 0.9%(12.4명), 징계퇴직 비율은 여성 0.6%(0.6명), 남성 0.1%(2.0명)였다.

최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현직자 대비 의원면직 고위공무원 여성 비율은 39.7%로, 남성(9.7%)의 4.1배로 나타났고, 직권면직과 징계퇴직을 한 여성 비율도 각각 0.8%로 역시 남성(각 0.1%)을 웃돌았다.

당연퇴직은 여성 1.7%, 남성 0.8%이었다.

우 교수는 "향후 공직의 인사와 성평 등 문화연구 전반에 있어서 ‘유리절벽’은 기존 ‘유리천장’과 함께 상당히 중요 한 주제로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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