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경찰의 미온적 수사에 책임 있는 변화 촉구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20일 대구경찰청 앞에서  ⓒ대구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20일 대구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미온적 수사에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했다. ⓒ대구여성회

대구 여성단체들이 지난해 12월 말 대구의 A기업에서 일어난 불법촬영 사건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인식 부족과 미온적인 수사 태도를 드러냈다며 "제대로 된 수사를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남은주, 이하 대경여연)은 20일 대구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촬영 기기를 인근 공원에 버렸다’는 가해자의 말을 듣고 기기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불법촬영물을 유포하지 않았다’는 가해자의 말만 믿고 유포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대경여연은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를 사소한 일로 취급했으며 피해자 보호가 매우 부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경찰이 최초 조사 과정에서 독립되지 않은 공간에서 남성 경찰과 함께 불법촬영 피해 영상을 확인하게 해 성폭력특별법 제29조에 명시된 ‘수사 및 재판절차에서의 배려’에 의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경여연은 "경찰이 피해자에게 불법 촬영된 영상을 보여주며 ‘피해가 경미하다’는 발언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에 결국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불법촬영 장소 근처의 CCTV기록을 확인했고, 가해자의 평소 언행에서 결코 ‘호기심’이나 ‘우발적’이지 않은 ‘상습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로 의심되는 정황에 대해 경찰에 증거를 제출하며 유포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경여연은 "촬영된 영상이 다양한 장소 다양한 각도 임에도 경찰은 피해자 몇 명만을 특정 짓고 수사를 종결하려 하고 있다"며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나도 찍힌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내가 찍혔는데도 확인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며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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