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의 새로운 산실 '생협'
여성리더의 새로운 산실 '생협'
  • 김선희 기자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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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주부파워…지역사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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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의 여성 조합원들은 물품을 구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협 사업과 운영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의 여성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이기태>▶





주부 조합원 급증…임원 70% 이상이 여성

주민자치·지역환경 해결 등 '생활속 리더'로




지난 15일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린 한살림서울생협 창립총회. 이날 이사장으로 선출된 하선주 씨가 한살림서울의 생협전환을 의결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이 조금 어색해 보였지만 연단 위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김 이사장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보통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은 텔레비전 속 난장판(?)이 된 국회에서나 볼 수 있었다. 가끔 얼굴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100% 나이 많은 남성이 연단에 서 있곤 했다. 하지만 최근 생협에서는 이러한 여성 이사장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생협이지만 임원이나 이사장은 지역의 명망가로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2, 3년 사이 실무자는 물론 지역과 연합회 임원에도 여성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해 생협이 명실상부한 여성운동으로 거듭난 것이다. 나아가 이들이 생협을 통해 지역의 교육, 환경, 여성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등장하고 있다. 생협은 기업 등에 비해 경제적으로 약자인 소비자들이 공동의 경제생활을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생활협동조합을 말한다. 6, 70년대 협동조합운동에 뿌리를 둔 생협은 80년대 시민사회의 정착을 거치며 성장해 98년 생협법의 제정으로 대중화의 지평을 열었다. 생협수도권사업연합회, 한국생협연합회, 한국여성민우회생협, 한살림서울생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농산물 시장의 개방으로 식탁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하면서 평범한 주부들이 대거 생협의 조합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생협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구입하는 것으로 출발했지만 차츰 생협 매장에서 자원봉사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물품을 구입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생협에 여성 임원들이 나오고 확대돼 여성이 생협을 장악(?)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사회 전원이 여성인 여성민우회생협은 물론 생협수도권연합회, 한국생협연합회, 한살림 서울 등 거대 생협 조직들에서 70% 이상의 여성 임원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생협 관계자들이 여성 임원 비율에 대한 질문에 “남성을 세는 것이 빠르다”며 대부분 남성의 비율을 말해준 점이다. 여성의 수, 여성할당제에 목을 빼온 여성신문의 기자로선 작지만 신선한 충격이었다. 생협전국연합회 통계 자료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협전체 임원의 남녀 성별비율이 2002년 말 최초로 역전됐다. 2001년까지는 지역생협에서만 여성임원의 비중이 높았으나 2002년 들어서는 단체생협에서도 여성임원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물론 여성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수도권 지역이나 신생 생협과 달리, 지방에서는 아직도 명망가 남성들이 임원을 맡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생협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상무이사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지방 생협 조직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이사 역시 앞으로 생협 경영에 대한 여성의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면 여성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여성민우회와 수도권연합회 등에서는 여성 상무이사들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생협 조직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주부 조합원들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촌과 먹거리를 공동 구입하는 이웃의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우리 동네,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이어졌으며 생협의 리더에서 한걸음 나아가 지역사회 운동의 리더로 성장하게 했다. 생협의 한 주부 조합원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고 뭘 하나 하려면 공간도 대여해야 하고 생협 활동을 하다 보면 지역사회와 연대할 수밖에 없다”며 생협의 지역사회 연대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협 등 지역사회에서는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이 활발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하자는 이 운동은 지역사회 운동의 핵심에 생협과 아이들의 엄마인 주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역 환경, 주민 자치에도 생협 조합원들의 참여는 활발하다. 성미산 지키기, 북한산 관통도로 반대, 수돗물 불소화 방지 등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운동의 중심에도 늘 지역 생협과 주부들이 있다. 이들은 토론회를 열고 시위를 벌이고 지역 대표나 의원들을 만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아가 생협의 주부들은 지역의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직접 대표로 나서 지역의 현실을 바꿔가기도 한다. 한국생협연합회 여성민우회생협 등에서는 지자체의 여성예산을 분석하거나 지방 선거에 여성 후보를 내고 당선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생협수도권연합회 이금자 상무는 “생협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리더십은 교육, 환경, 지역자치 등에 참여하며 갖는 생활 속의 리더십”이라며 “이것이 바로 21세기형 풀뿌리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생활공동체 활동 활발

생협수도권연합회(www.ecoo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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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그린생협, 바른 생협 등 7개 생협이 모여 창립했으며 회원간 협력과 자주적인 경제활동 촉진을 목표로 한다.



안전한 먹거리는 물론 조합원들의 생활공동체 활동이 두드러지며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인천 푸른, 땅모임, 마포 두레 등 현재 수도권 지역 15개 회원조합이 활동중이다.



소비자 권익보호 주력

한국생협연합회(www.icoo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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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21세기 생협연대로 창립됐다.

소비자의 권익과 조합원 자치가 중심이다. 다른 생협과는 달리 물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매월 조합원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주인의식이 높고 생협 사업에 참여가 활발하다. 전국 42개 회원 생협이 활동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과 환경용품을 주로 취급한다.



여성 사회참여 확대

한국여성민우회생협((www.minwoocoo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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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창립됐으며 여성 주체에 대한 정체성으로 여성의 자아실현, 사회참여를 목표로 한다. 농업, 환경에 대한 고민과 함께 여성의 관점에서 옳은가를 중시한다. 정관상 여성민우회 회원으로 가입해야 생협 조합원이 될 수 있어 민우회 운동에 활발한 참여를 보인다. 단일 조직으로 서울 동북, 과천, 고양 등에 생협 매장이 있다.



우리농업 지키기 앞장

한 살림서울생협(www.hansali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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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창립됐으며 사단법인 한살림서울이 지난달 15일 지역생협으로 독립해 명실상부한 생협이 됐다. 우리 농업을 지킨다는 것에서 출발한 만큼 농촌과 생산자에 대한 관심이 크다. 쌀 등 우리 농산물을 주로 다룬다. 현재 광주준비위원회를 포함해 16개 지역 생협이 활동하고 있는 전국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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