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일부 게시판 글쓰기 기능 중단
16일 해킹 시도로 웹사이트 일시 다운
센터 측 “남성 배제한다는 역차별 논리 유감”

ⓒCOVID19 심리지원단 웹사이트 캡처
ⓒCOVID19 심리지원단 웹사이트 캡처

서울시자살예방센터가 운영하는 일부 온라인 서비스가 몇몇 남성들의 공격으로 일시 중지됐다. 해킹 시도로 웹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공격에 나선 누리꾼들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20대 여성 자살 증가를 막고자 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이 ‘남성 역차별’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센터 측은 유감을 표하며 “혐오성 발언과 사진 게재 등을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직적 공격에는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시스터즈 키퍼스' 로고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시스터즈 키퍼스' 로고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지난 14일부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가 운영하는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covid19seoulmind.org)의 ‘시스터즈 키퍼스’ 게시판 글쓰기 기능이 정지됐다. 시스터즈 키퍼스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됐다. 

시스터즈 키퍼스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성 청년 활동가 사업이다. 20대 여성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해해 자살률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간담회, 힐링 이벤트 등을 진행해왔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시스터즈 키퍼스 게시판에 갑자기 총 800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여자만 사람이냐”, “남성이 더 많이 죽는다”, “사기 치지 마라”, “왜 서울시 예산으로 20대 여성의 생명 사랑만 실천하느냐” “왜 여자만 지원하냐 미쳤냐” 등 여성 관련 활동이 ‘남성 역차별’이라며 공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급기야 16일 오전에는 해당 웹사이트가 다운됐다. 빈번한 해킹 시도가 감지된다는 보안 권고로 인해 보완 후 공개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접속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센터는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일부 네티즌 분들의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게시 행위로 인해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전직 시장 및 대통령 사진 게재를 포함한 혐오 및 명예훼손성 게시글 등이 수백 건 게재되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개진이나 건의사항 이외의 혐오 발언과 업무방해성 전화, 폭언, 민원 녹취의 유튜브 게재, 동시에 해킹 시도 경고가 발생하고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운영자를 사칭하는 게시글의 등장도 벌어져서 사칭 등 심각한 사이버테러 행위에 대해서는 법정 대응의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가 16일 오후 낸 입장문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1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혐오성 발언과 사진 게재 등을 중단해주길 당부드린다”며 유감을 표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는 최근 심각한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도 지난해 12월 2030 여성을 ‘자살 위험군’으로 처음 공식 분류하고 범정부 차원의 예방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센터 역시 논란이 된 프로그램은 “통계와 현안에 근거하여 정부와 서울시 방침에 따라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16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센터 관계자는 “자살예방사업에 있어서 중장년 남성이나 어르신에 대한 사업도 수년째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그때는 ‘왜 남성만 지원하느냐’는 부분이 문제시되지 않다가 이 사업에 관해서는 마치 남성이 배제되고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역차별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센터는)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왜 이렇게 높아졌는지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그 목소리를 듣고 인식 개선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사업이 마치 굉장히 배타적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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