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 임원 4855명 중 여성 358명
증권사 여성 임원은 4.7% 그쳐
장혜영 정의당 의원 “기업의 다양성 확보는 생존의 문제”
국내 금융회사 여성 임원은 7.4%뿐이라는 통계가 공개됐다. 증권사 여성 임원은 4.7%로 가장 낮았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의 여성 임원 비중도 각각 8.6%와 8% 등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시중은행·보험사·증권사·자산운용사 444곳 임원 4855명 중 여성 임원은 7.4%(358명)뿐이었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의 약 절반(8만1451명, 48.2%)이 여성인데도, 여성 임원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보면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적은 분야는 증권사다. 증권사는 전체 임원 1311명 중 단 59명(4.7%)만이 여성이었다.
장 의원은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다양성은 여전히 미흡한 셈”이라며 “금융회사의 이른바 ‘유리천장’이 여전히 공고하게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시중은행은 여성 임원 비중이 12.4%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직원 6만7359명 중 여성이 3만 5568명에 달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는 점(52.8%)을 고려하면 이 역시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나스닥(NASDAQ)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자격을 유지하려는 기업들이 최소한 여성 1명과 소수 인종 또는 성 소수자 1명을 이사회에 포함해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이사회에 여성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최근 활성화되는 ESG 경영과 투자 측면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조직 내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집단적 사고(Groupthink)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생존의 문제”라며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은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배구조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