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보도 이후 비판 거세지자
고용정보원, 13일 홈페이지 공지
“콘텐츠 노후화·수강 및 내용 오류로 수강 중단”
‘계절에 관계없이 반드시 살색 스타킹을 신는 것이 비즈니스 예절이다’, ‘남성은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등 인권침해적이고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내용이 정부기관 면접특강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 강의는 여성신문 보도(관련 기사 ▶ [단독] “살색 스타킹 신어라” “남성은 화장 말라” 황당한 정부기관 면접특강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308) 후 하루 만에 중단됐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 사이버진로교육센터(고용정보원)는 홈페이지에 ‘온라인 교육 일부 과정 신규 수강 중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고용정보원 측은 “사이버진로교육센터 온라인교육 중 ‘면접역량 강화’ 등 일부 과정 콘텐츠가 노후화되고 수강 및 내용 오류 등으로 인해 신규 수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내용으로의 신규 온라인교육 개발 또한 빨리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이날 오후 여성신문에 “민원이 들어와서 영상을 내린 상태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강의는 한국고용정보원 사이버진로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2021 면접역량 강화’ 강의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이용하는 구직자가 구직촉진수당을 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다. 연간 제도 지원 대상은 11만명에 육박한다.
강의는 면접 시 이미지 메이킹 방법을 알려주면서 여성 지원자의 경우 “계절에 관계없이 반드시 살색 스타킹을 신는 것이 비즈니스 예절”이라고 설명한다. 추운 겨울에도 여성에게 살구색 스타킹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성차별·인권침해적일 뿐만 아니라 인종마다 다른 피부색을 고려하지 않고 ‘살색’으로 표기한 점에서 인종차별적이기도 하다.
이어 “지원 직무나 산업군마다 남성의 화장을 보는 시각이 다르니 보수 성향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산업군에 면접을 보게 될 경우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는 ‘남성은 화장하면 안 되고, 여성은 화장해야 한다’는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성차별 표현이다.
강의는 또 면접 시 ‘타인과 마찰이 있었지만 현명하게 해결했던 경험’, ‘나의 불편이나 희생을 감수하고서 조직(팀)을 위해 희생했던 경험’을 부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에서 남성 비율이 높으므로 조직 친화력을 보여주기 위해 남녀의 구분 없이 조직을 위해 노력하거나 희생했던 점을 반드시 찾아보길 바란다”는 성차별적 내용이 나온다.
고용정보원 측은 11일 여성신문에 “2015년에 개발된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아 적절치 않은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부터 강의 내용을 항의하는 민원이 들어왔다. 현재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했고, 검수하고 있다. 검토가 완료되면, 상반기 중으로 강의 내용을 변경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