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0년 넘은 아파트 1.27%,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0.7%

8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관악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8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관악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올들어 서울의 노후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을 서두르는 단지와 서울시장 선거 당시 후보들이 부동산 규제완화를 내세우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된지 20년이 넘은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1.27%(누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연도가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 가격은 0.7% 상승했다.

노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보다 1.8배 높은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 등 동남권에 있는 노후 아파트 가격이 1.6%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노원구 등 동북권이 1.19%, 목동 등 서남권이 1.17%, 서북권 0.95%, 도심권 0.91% 순이었다.

이는 신축 아파트 가격이 이미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구축 아파트로 매수가 몰리며 가격이 ‘키 맞추기’된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구입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정한바 있다.

이에 압구정동 등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합설립을 서두른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공공 주도 재건축 활성화 방침을 밝힌 이후 민간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로 수요가 더 몰린 영향도 있다.

올해로 입주 44년을 맞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82.51㎡(전용면적)는 지난달 5일 26억81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1월 23억원에서 두 달 만에 4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1978년 준공돼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강남구 압구정3구역 현대7차 264㎡ 역시 지난 5일 8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67억원 보다 13억원이 뛰어 3.3㎡ 1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재건축 단지들은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자 더욱 들썩이는 모습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 일부 아파트의 호가가 올랐을 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직 관망세가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올라 일반 아파트 주간 상승률(0.05%)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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