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성추행·성희롱 의혹에 사퇴 압박 받는 쿠오모
이번엔 현직 보좌관 폭로 “쿠오모가 2년간 그루밍”

7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사진)의 현직 보좌관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사진은 쿠오모 주지사가 지난 6일 '백신 접종하는 뉴욕(Vaccinate NY)' 광고 캠페인의 시작을 발표하는 모습. ⓒAP/뉴시스·여성신문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지난 6일 '백신 접종하는 뉴욕(Vaccinate NY)' 광고 캠페인의 시작을 발표하는 모습. ⓒAP/뉴시스·여성신문

앤드루 쿠오모(63) 미국 뉴욕 주지사가 상습 성추행·성희롱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엔 현직 보좌관이 쿠오모 지사의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한 현직 보좌관 A씨는 전날 ‘타임스 유니언 오브 올버니’와의 인터뷰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을 2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추행·성희롱하고 ‘그루밍’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쿠오모 주지사가 지난해 11월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주지사의 아이폰에 문제가 생겼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저로 갔는데,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의 몸을 마구 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곳(관저)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이 와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몹시 당황했다”며 당시 자신이 힘들게 쌓아 온 경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사님 때문에 우리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더니 쿠오모가 문을 쾅 닫고 ‘난 신경 안 써’라며 추행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또 “내가 ‘당신 미쳤어’라고 말했더니 멈췄다”라면서 “그 말이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게 틀림없다”고 했다.

또 쿠오모 주지사가 사건 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내가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라며 자신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가 한 조각의 쓰레기가 된 것 같은 모멸감을 느꼈다”며 이후 몸무게가 줄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또 어린 자녀가 있어 고용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사건 전에도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을 꽉 껴안거나 볼 키스를 했고, 2019년 말부터 노골적으로 성추행했다고도 주장했다. “오, 당신이 미혼이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텐데’”, “난 싱글이고 즐길 준비가 돼 있다” 등 성희롱 발언도 일삼았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관저(사진) ⓒAP/뉴시스·여성신문
쿠오모 주지사의 관저(사진) ⓒAP/뉴시스·여성신문

해당 인터뷰가 공개되자 구스타보 리베라 뉴욕주 상원의원은 “얼마나 더 많은 끔찍한 이야기가 나와야 쿠오모가 즉각 물러나거나 탄핵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겠나”라며 동료 의원들에게 주지사 탄핵을 호소했다.

앞서 전직 비서와 전직 보좌관 등은 쿠오모 주지사의 성희롱·성추행을 잇달아 폭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의혹을 일체 부인하다가 지난달 “내가 둔감했거나 지나치게 개인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의 변호인인 리타 글래빈은 성명을 내고 “쿠오모 주지사는 부적절한 접촉을 한 일이 없다고 누차 말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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