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9일 발표
수도권·부산은 유흥시설 운영금지
5인 이상 모임 금지 유지
“확산시 운영시간 제한 9시로 강화”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위협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앞으로 3주간 유지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급증한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등 ‘핀셋 방역’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1~2주 사이에 확진자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9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각 중앙 부처, 17개 광역자치단체 등과 회의를 열고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중대본은 우선 오는 11일 종료 예정이던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3주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15일부터 시행된 현행 조치가 4차례나 연장되면서 2달 반째 이어지게 됐다. 다만 보호가 필요한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하는 경우, 동거‧직계가족 모임, 상견례 등에서는 지금처럼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중대본은 "현재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해, 짧은 기간 내 호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거리두기 기간 연장을 통상 2주보다 긴 3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증가 추세임에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민생 경제와 방역 피로도를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5단계로 격상하는 경우 광범위한 집합금지, 운영시간 제한 등으로 민생 경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3차 유행 이후 병상 확보 등 의료역량은 꾸준히 향상된 등 현 방역역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행이 확산해 상황이 악화할 경우, 5월2일 이전에라도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음식점·카페(22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 파티룸, 실내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 등을 위한 직접판매홍보관 등 운영시간 제한 업종의 영업시간을 현재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즉시 조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점검반이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의 유흥업소를 방문해 유흥시설 코로나19 방역수칙 등을 점검하며 소독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 점검반이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의 유흥업소를 방문해 유흥시설 코로나19 방역수칙 등을 점검하며 소독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체로 현행 거리두기가 유지되지만, 유흥시설에 대해선 강한 규제를 하기로 했다. 수도권과 부산, 대전, 전주 등 2단계 지역에서 유흥시설(룸살롱·클럽·단란주점·헌팅포차·감성주점·무도장 포함 콜라텍·홀덤펍 등)에 대해서는 영업정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조처를 내리기로 했다. 수도권 약 1만5000개소, 비수도권은 2만4000개소가 대상이다. 지난 1월 이후 서울·경남권을 중심으로 유흥시설 관련 코로나 집단 감염이 50개소에서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가 360명에 이르는 등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빈번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다만 유흥시설의 경우,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등 유흥시설의 자율적인 노력 상황에 따라 지자체별로 집합금지를 오후 10시 운영시간 제한으로 대체하여 완화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원칙적으로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를 내리면서도, 지역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대본은 노래연습장 내에서 주류 판매, 접객원(일명 도우미) 고용·알선 등 불법 영업에 대해서는 일제 점검과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류 판매는 1차 위반 영업정지 10일, 2차 위반 영업정지 1개월이다. 접대부는 1차 위반 영업정지 1개월, 2차 위반 영업정지 2개월을 받게 된다.

아울러 중대본은 지자체가 감염 상황, 방역 여건 등을 고려하여 거리 두기를 상향하도록 했다. 현재 2단계인 부산은 12일 이후에도 2단계를 3주간 유지한다. 이외에도 대전(~4.18), 전남(순천 ~4.11), 전북(전주·완주~4.15), 경남(진주·거제~4.11)은 현재 2단계 적용 중으로, 2단계 지속 여부는 지자체별로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559.3명으로, 증가 양상이 지난해 11월 중순 시작된 '3차 대유행' 초기 단계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날 중대본은 “지난 유행의 경험을 고려할 때, 1~2주 만에 (확진자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여전히 있으며, 3차 유행과 비교해 3배 이상 긴 정체기와 4배 이상의 환자 규모를 고려할 때, 3차 유행보다 더 큰 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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