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 성평등은 외면했고 돌봄은 몰랐다”
“서울시장 후보들, 성평등은 외면했고 돌봄은 몰랐다”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09 10:55
  • 수정 2021-04-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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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돌봄은 성평등과 맞물린 문제...
성평등 관점으로 돌봄 재구성해야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홍수형 사진기자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돌봄 관련 공약을 두고 “성평등은 외면했고 돌봄은 몰랐다”고 꼬집었다. ⓒ홍수형 사진기자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돌봄 관련 공약을 두고 “성평등은 외면했고 돌봄은 몰랐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8일 여성신문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성평등 사회를 향한 담대한 전진’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성신문>은 8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에서 ‘성평등 사회를 향한 담대한 전진’을 주제로 4‧7 보궐선거 평가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 패널로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신경아 한림대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가 참여했고,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4·7 보궐선거를 진단하고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신임 시장의 역할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국공립 어린이집 양적 확대는 이미 시행 중...
돌봄 서비스 질적 수준 향상에 초점 맞춰야” 

정 교수는 “돌봄은 성평등과 굉장히 맞물려 있는 주제”라며 “주요 정당 후보의 공약을 보면 새로울 게 없는 공약을 이제 알았다는 듯이 새롭게 얘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돌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33% 수준인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박 후보는 60%까지, 오 후보는 5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박 후보는 ▲어린이집 교사 대비 아동비율 개선 ▲방과후 돌봄 1대1 맞춤 교사제 도입 ▲보육·돌봄 시설·인력·공간 2배 확대 ▲학교폭력 상담교사 배치와 예방교육 강화 ▲경찰서 아동학대 전담팀 배치 ▲초등학생 '우리동네 키움센터' 확대 ▲21분 생활권 '마을 돌봄 공동체' 추진 ▲육아종합 지원센터 기능 확대 등도 약속했다. 이 내용은 박 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5대 공약에 담겼다.

오 후보의 경우 ▲공유어린이집 시스템 구축 ▲공동육아지원센터 기능 확대 ▲야간 보육시설 확충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보관기관 연장과 정례 공개 의무화 등을 추가로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국공립 어린이집의 양적 확대를 공약 중심에 뒀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구립둥지어린이집 원생들이 등원해 수업을 받고 있다. 서울 전역 어린이집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휴원했으며 이날 재개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구립둥지어린이집 원생들이 등원해 수업을 받고 있다. 서울 전역 어린이집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휴원했으며 이날 재개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 교수는 이에 대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는 시정에서 이미 추진해오던 것”이라며 “돌봄 분야에 조금 더 이해가 있었다면 양적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돌봄 서비스의 질적 수준 무제를 언급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읨에서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미래지향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예산 200억원을 투입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1800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영·유아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은 1749개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내년까지 이용률 50% 달성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정 교수에 따르면 아동 비율이 높은 지역이 아닌 경우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은 정원을 못 채우는 곳이 상당히 많다. 그는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대기명단에 이름을 걸어놓기는 하지만, 상황을 봐서 사립으로 옮기는 행태를 꽤 많이 볼 수 있다”라며 “그 이유는 국공립 돌봄이나 교육의 질적 수준에 부모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 수준에서 벗어나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4동주민센터에서 공유어린이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4동주민센터에서 공유어린이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 교수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재임 당시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문구가 성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마을이 아이를 키운 게 아니라 여성이 아이를 키웠다”라고 지적했다. 돌봄노동이 여성에게 편중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번 선거 공약에도 돌봄을 '여성의 일'로 간주하는 경향은 지속됐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일례로 오세훈 당선자는 후보 시절 ‘여성행복 2.0 프로젝트’ 중 여성 비대면(재택·원격 등) 탄력근무 활성화 기업에 세제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재택근무는 돌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라면서 “(오 후보의 공약은) ‘돌봄은 전형적으로 여성이 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성별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므로 퇴보하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과연 시장으로서 실천할지 의문스럽다”라며 “후퇴하는 공약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청년 정책이 돌봄 정책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청년 세대가 현재의 돌봄 서비스 및 돌봄 정책을 보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라며 “지금 돌봄 정책에서 청년들이 성평등한 돌봄의 희망을 보지 못한다면 가족 거부와 출산 파업 등의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청년들이 돌봄 서비스의 변화를 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성평등한 인식으로 돌봄을 재구성해야 한다”라며 “지금까지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시장도 있었고, 돌봄을 이야기하는 시장도 있었지만, 성평등과 돌봄을 함께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시장은 이제까지 없었다. 성평등한 돌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7 재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좌담회 영상이 9일 오후 3시 여성신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됩니다. (https://youtu.be/8I4EfUz62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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