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제언
신임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협치·미래 투자·성평등 문화 조성 나서야

8일 오전 서울 서대문 골든브릿지빌딩에서 여성신문이 '4·7 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성평등 사회를 향한 담대한 전진' 좌담회를 열고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형준 명지대 교수. ⓒ홍수형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마무리 되면서 이번 선거에 대한 분석으로 정책·미래·성평등이 없는 삼무(三無)선거였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성신문사 젠더위원회는 8일 서울 서대문구 여성신문에서 ‘성평등 사회를 향한 담대한 전진’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4·7 재·보궐선거가 남긴 것과 신임 시장에게 바라는 점을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 대해 “네거티브에만 매몰돼 정책이 없었다”며 “(공약에) 미래가 없었고 두 후보의 5대 공약에서 성평등 의제 또한 없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두려움과 절박함에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가 주는 정치적 함의는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가’라는 질문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뿐 아니라 LH 투기 의혹, 공시지가의 상승 등이 다 종합적으로 나타난 표심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왜 많은 사람들이 1년 전과 완전히 다른 표심을 보였나를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가고 있지 않다’는 두려움과 절박함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3일까지 한국리서치가 2주마다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묻는 항목이 있다”며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에 55%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에 33%가 답했다”며 “이 비율과 실제 선거 투표 비율을 비교해보면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오세훈 후보에 57.50%, 박영선 후보에 39.18%로 투표했다”며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올바르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투표로 바꿀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번 선거의 ‘생태탕’ ‘페라가모’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시민의 삶과 전혀 상관없는 이슈를 가지고 흔들었다”며 “3월30일~31일까지 진행한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지역 응답자들이 꼽은 선거 주요 변수로 전임 시장의 성추행 사건(10.3%)이 있었다.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성평등 의제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와 함께 성평등 사회를 구축하려는 시대정신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패배에 대해서는 전략의 대실패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집권당이 선거에서 네거티브를 하는 것은 적다”며 “정책을 통해 설득해야 했는데 내곡동에 다 묻혔다”고 했다. 또한 “박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왜 담대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진솔하게 사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토끼에 매몰된 부분도 있다”며 “20대에게 역사적 경험치가 없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8일 오전 서울 서대문 골든브릿지빌딩에서 여성신문이 '4·7 보궐선거 무엇을 남겼나 성평등 사회를 향한 담대한 전진' 좌담회를 열고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형준 명지대 교수 ⓒ홍수형 기자

새 시장에게 바란다…협치 시정·미래 투자·성평등 문화 조성

오세훈 신임 시장에게는 협치 시정, 미래 투자, 성평등 문화 조성을 바란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부시 대통령이 내세운 전 시장 클링턴 뒤엎기 ABC(Anything But Clinton)처럼 ABP(Anything But Park)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박원순 시장 정책을 전면 부정보다는 잘한 것은 계승하고 문제가 있는 것은 바꾸는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또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며 “박 시장이 취약했던 것은 서울의 도시경쟁력 지수를 떨어뜨린 것인데 글로벌 도시 서울을 위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 인재 등용을 많이 해서 여성을 배려한다기보다 정상적으로 차이가 차별을 낳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서울시의 성평등 문화가 기업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제안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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