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리 "전통 베일, 성폭행으로부터 여성 보호" 주장
파키스탄 총리 "전통 베일, 성폭행으로부터 여성 보호" 주장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08 09:47
  • 수정 2021-04-0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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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성폭행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인권단체 "피해 여성에 책임 전가하고 성폭행범 옹호" 비판
베일을 쓴 파키스탄 여성들 ⓒAP/뉴시스
베일을 쓴 파키스탄 여성들 ⓒAP/뉴시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머리를 덮는 이슬람 전통 베일을 쓰는 것이 여성을 성폭행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들은 거세게 비판했다.

현지시간 7일 아이티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칸 총리는 지난 4일 파키스탄 국영 TV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저속함과 음란함이 결합해 사회와 가정을 파괴한다”며 “베일을 쓰면 사회적으로 유혹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개인은 (유혹에 저항할) 의지력이나 힘이 부족하며, 외설적인 사회가 되지 않도록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베일은 남성들이 성폭행 공격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인권단체와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칸 총리의 발언에 대해 "성폭행범을 옹호하고 성폭행 피해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여성혐오"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파키스탄의 독립 인권위원회는 “베일 착용이 성폭행을 막을 수 있다는 끔찍한 발언이 소름 끼친다”며 “성폭행이 어디서, 왜,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황당한 무지를 드러낼 뿐 아니라 성폭행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칸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칸 총리의 사과와 더불어 행정부 차원에서 강간·성폭력에 대해 '폭력과 권력의 행위'로 인지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칸 총리의 발언은 파키스탄의 가부장제와 면책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9월 차량 연료가 떨어져 고속도로 길가에 차를 세웠던 여성이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 책임자는 “여성이 밤에 남성 보호자 없이 혼자 다녀 일어난 사고”라고 비난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이 일어났지만 그의 발언을 검열하라는 인권단체의 요구는 무시됐다.

한편, 칸 총리는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정치 입문 전 바람둥이로 악명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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