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종상 “n번방 가담자 추적 중… 끝까지 쫓아 붙잡는다”
[인터뷰] 최종상 “n번방 가담자 추적 중… 끝까지 쫓아 붙잡는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4.09 07:20
  • 수정 2021-04-0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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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
국경‧관할 없는 디지털성범죄
‘n번방’ 계기로 특수본 설치
3575명 검거‧245명 구속

여성단체 제보 ‘와치맨’ 붙잡고
HSI 공조로 성착취물 거래 덜미
국수본 출범‧위장수사 등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사 동력 얻어

•해외 서버는 추적 어렵다?
“HSI‧해외 IT기업과공조”
•n번방‧박사방 수사 끝났다?
“공소시효 끝날 때까지 쫓을 것”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 ⓒ홍수형 기자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 ⓒ홍수형 기자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붙잡는다.”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이 디지털 성범죄 수사 상황을 전하며 수차례 강조한 말이다. 불법 성착취물 제작‧유포‧소지자 등 가해자를 향한 강력한 경고이자 성착취범 검거를 통해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돕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해외 서버라 추적이 힘들다는 말은 듣지 마세요. 혹시 경찰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가해자는 반드시 잡힙니다. 아동성착취 범죄는 공소시효도 없어졌습니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2020년 3월 25일 설치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9개월 간 3575명 검거해 245명을 구속(구속률 6.8%)했다. 특수본 운영은 종료됐으나 전국 지방청에 설치된 ‘사이버 성폭력 전담수사팀’이 상시 단속체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여성신문·뉴시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여성신문·뉴시스

국경‧관할 없는 디지털 성범죄
여성단체 협업‧HSI 등과 공조

최 과장은 IT(정보기술) 발전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더욱 은밀화·지능화·조직화되고 있어 수사도 쉽지 않다고 했다. ‘해외 서버라 수사가 어렵다’는 일선 경찰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공조와 협업 강화를 택했다.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는 국내 영장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 수사자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 과장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고 해도 현지 사법기관의 영장이 있다면 해외 T기업이 정보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동성착취물 다크웹 ‘웰컴 투 비디오’ 사건 공조로 네트워크를 쌓은 미국 수사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기 시작했다. 201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아동성착취물에 대해 국토안보수사국(HSI)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조 수사를 하고 있다.

n번방 사건의 경우 한국 경찰은 아동성착취물 자료를 확보해 HSI에 공조를 요청하고, HSI가 자국 IT기업을 대상으로 법원 명령서(Court Order)를 집행하는 방식으로 가입자 정보를 회신 받을 수 있었다. 최 과장은 “보안업체인 해외 IT기업과도 직접 협력채널을 구축, 성착취물 소지자의 가입 정보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며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IT기업과는 협력회의를 실시하는 등 수사자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성범죄를 모니터링하는 여성단체의 신고와 제보도 수사의 결정적 단서로 활용됐다. 지난해 3월 경기북부청은 여성단체로부터 아동성착취물 등 유포하는 디스코드 채널 114개를 제보 받아 채널 운영자 9명· 유포자 75명· 소지자 8명 등 92명 검거했다. 2019년 7월 강원청도 여성단체 제보로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대화방 운영자 ‘켈리’, ‘와치맨’, ‘로리대장태범’ 등 10명을 붙잡았다.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 ⓒ홍수형 기자
최종상 국가수사본부 사이버범죄수사과장 ⓒ홍수형 기자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위해
2018년 사이버 성폭력수사팀 신설

최 과장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지금까지 4년간 수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사이버 성폭력 범죄 수사에 사이버 수사관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2018년 당시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편파수사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민갑룡 전 경찰청장은 취임 이후 첫 치안 현장 방문지로 혜화역을 택했고, 경찰청 본청에도 사이버 성폭력수사팀 신설을 지시했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영상의 생산·유포자는 물론 가담·방조한 자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는 의지도 밝힌 바 있다.

현 김창룡 경찰청장도 취임사에서 “디지털 성범죄, 아동학대, 반복적·지속적 폭력행위 등은 한결같이 안전의 사각지대 속에서 발생했다”며 “신고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으며, 예방적 경찰활동이 첫 번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국가수사본부 출범은 또 다른 전환점이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이끈 수장으로 n번방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국수본 출범, 위장수사 법제화로 디지털 성범죄 등 젠더폭력 수사에 동력을 얻은 경찰 수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일각에선 수사권이 강화된 경찰의 성인지 감수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한다. 

최 과장도 경찰의 성인지 감수성이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피해자와 공감하고 수사 역량을 발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성인지 감수성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경찰청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에서는 매년 성평등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다크웹’ ‘텔레그램’ 등의 경우 접근이 쉽지 않아 수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접근이 어려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가해자를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라는 범죄학자 에드몽 로카르의 말이 있어요. 이미 추적이 어렵다던 다크웹을 통해 아동성착취물을 유포했던 ‘웰컴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를 검거했고 배너광고를 통한 수사,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수사, 해외수사기관과의 공조 등 수사기법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9월부터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서 수사여건이 더욱 개선됐습니다.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곳은 국내외는 물론 플랫폼 종류와 상관없이 끝까지 추적하여 엄정대응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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