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웹예능 전성시대...‘기울어진 예능판’ 뒤집는 언니들
여성 웹예능 전성시대...‘기울어진 예능판’ 뒤집는 언니들
  • 이세아·김규희·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11 09:25
  • 수정 2021-04-11 1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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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소극장 무대 사라지자
유튜브 간 여성 코미디언들
코로나 시대 웃음 전도사로 인기
박미선·송은이·김숙·김민경·김주연 등
기성 프로 틀 깬 시도로 화제
여성들 공감·지지 얻고 실시간 소통
‘기울어진 예능판’ 뒤집을까
코미디언 박미선, 송은이와 김숙, 김민경, 김주연씨... 재치 있고 실력 있는 언니들이 열어젖힌 ‘여성 웹 예능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여성신문
코미디언 박미선, 송은이와 김숙, 김민경, 김주연씨... 재치 있고 실력 있는 언니들이 열어젖힌 ‘여성 웹 예능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여성신문

재미, 참신, 감동 모두 겸비한 언니들이 웹 예능을 평정했다. 박미선, 송은이와 김숙, 김민경, 김주연씨 등 기존 방송에서 설 무대를 찾지 못했던 여성 코미디언들이 요즘 유튜브 무대에서 펄펄 난다. 100만 구독자 달성에, 일부 영상은 조회수 600만을 돌파하며 화제에 올랐다.

다채롭고 참신한 콘텐츠가 인기 비결이다. 고민 상담부터 먹방, 쿡방(요리 방송), 운동, 다이어트, 각종 체험기까지 매회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TV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개개인의 매력과 재능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성 방송인들의 화끈한 입담, 여성이라 겪은 고충과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코너도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댓글 등으로 대중과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TV 코미디가 저무는 시기, 과감하게 새로운 무대를 택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유일한 지상파 TV 코미디 프로그램이던 KBS2 ‘개그콘서트’는 지난해부터 잠정 휴식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소극장 무대도 사라졌다. 좌절하기보다 유튜브로 눈을 돌린 여성 예능인들은 빠르게 적응했다. 우울한 코로나 시대의 웃음 전도사로 떠올랐다.

여성 코미디언들의 활약이 ‘기울어진 예능 판’을 뒤집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 예능·오락프로 출연자 중 여성은 35.9%에 불과했다(서울YWCA). 지금도 남성 코미디언이 주인공인 예능 프로그램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나, 여성이 전면에 나서거나, 여성이 기획·진행·출연하는 예능은 소수다. 재치 있고 실력 있는 언니들의 활약을 더 응원하는 이유다. 여성들이 열어젖힌 ‘여성 웹 예능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미션은 내가 할게 구독은 누가 할래?” 박미선의 ‘미선임파서블’

코미디언 박미선은 지난해 1월 자신의 유튜브 ‘미선임파서블’ 채널에 첫 영상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나이 54세, 주요 경력: 미달이 엄마, 33년 차 개그우먼, 요즘 것들 문화에 도전한다!”

그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홍대 오락실과 코인노래방을 방문(?)하고, 서핑과 실내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세배 이벤트를 통해 세뱃돈을 ‘플렉스(뽐내고 자랑하기)’한다. 챌린지 채널답게 댓글로 구독자들의 제안을 받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먹방 유튜버 ‘히밥’과 함께 김밥 말며 얘기 나누는 ‘미선댁’의 영상은 조회수 663만회 돌파(2021년 4월 기준), 채널 조회수 1위 영상에 당당히 올랐다.

기성 방송에서 박씨는 주로 토크쇼 등에서 가만히 앉아 ‘말개그’를 펼치는 편이었다. 유튜브에선 총천연색 ‘몸개그’를 펼친다. 사려 깊고 상냥한 기존 이미지에 더해, 유튜버로서 한껏 더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도 가감 없이 선보인다. 의외의 콘셉트에 대중은 열렬히 호응했다. '미선임파서블'은 개설 15개월만에 구독자 44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박미선 특유의 공감력과 리액션, 그리고 여성 코미디언으로서 33년의 세월을 통과한 ‘찐언니’의 따뜻한 조언에 구독자들은 ‘찐하게’ 감동한다.

“편먹고 가자!” 송은이·김숙, 힘 합쳐 판 벌리는 ‘비보TV’

송은이와 김숙은 동료, 후배 여성 코미디언들이 설 ‘판’을 직접 만들었다. 운영 6년차에 접어든 유튜브 채널 ‘비보TV’ 구독자 수는 46만명을 바라본다. 영상 평균 조회수는 10만명(2021년 4월 기준)을 넘는다.

이들은 각각 1993년, 1995년 데뷔한 중견 코미디언이지만 ‘남초 예능’이 유행하던 방송계에서 설 자리가 많지 않았다. “방송국에서 불러주지 않아 집에서 놀고 있던” 차에 “남이 만들어 놓은 판이 아닌 우리의 판을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다. ‘콘텐츠랩 비보’를 만들고 2016년 유튜브에 진출했다.

우선 2015년부터 진행한 ‘송은이와 김숙의 비밀보장’ 팟캐스트를 영상화했다. 두 사람이 사연을 받아 유쾌하게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을 2~3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었다. 2018년부터 안영미, 김신영, 신봉선, 김영희와 신개념 걸그룹 ‘셀럽파이브’ 활동을 시작하며 첫 웹예능 ‘판벌려’를 선보였다. 이영자나 최화정 등 동료 여성 방송인을 초청해 ‘썰’(경험담)을 맛깔나게 보여주기도 한다.

후배들의 입지도 넓혔다. 김신영의 트로트 가수 부캐(부캐릭터) 활동인 ‘둘째이모 김다비’의 ‘주라주라’ 뮤직비디오 영상은 조회수 284만회를 돌파하며 구독자들이 ‘비보TV’ 채널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에 등극했다. 신봉선은 작은 가게 응원 프로젝트인 ‘땡땡마켓’을 선보였다. 안영미는 신봉선과 함께 ‘선안영향력’ 시리즈를 통해 랜선 독서 클럽을 운영했다. 박나래와 장도연도 비보TV에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헬스·축구·킥복싱·먹방 뭐든 척척...웹예능 평정한 ‘민경장군’ 김민경

귀엽다. 재밌다. 멋지다. 헬스도 킥복싱도 필라테스도 축구도 만능. 뜨겁게 운동하고 행복하게 먹는다. ‘민경장군’ 김민경이 웹예능 판을 휩쓴 이유다.

그는 2020년 2월 시작된 유튜브 웹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에서 남다른 운동 재능을 보여주며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운동하기 싫다며 울상을 지었지만, 헬스장 예능 10회 만에 체스트프레스 80㎏, 레그익스텐션 196㎏, 레그프레스 340㎏을 해냈다. 복싱 글러브를 끼면 핵주먹 ‘민이슨’이 됐다. 어려운 필라테스 자세도 척척 해내는 ‘척추요정’이고, 축구 수업 첫날 고난도 ‘발리슛(공중에 뜬 공을 차는 슛)’을 차는 ‘손흥민경’이다. ‘근수저’, ‘태릉이 놓친 인재’라는 찬탄이 쏟아졌다. 그의 대활약으로 유튜브 채널 ‘맛있는 녀석들’은 단숨에 구독자 100만을 돌파했다. 조회수 1~10위 영상 중 7개가 김씨의 영상이다. 1위 킥복싱 영상은 조회수 213만을 넘겼다.

시청자들은 김씨의 도전을 실시간으로 응원하고 지지했다. 뚱뚱한 사람은 운동을 못한다는 편견을 부숴버렸다. “날씬하고 이쁜 사람만 필라테스 할 수 있나?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발언으로 박수를 받았다. 운동 후 행복한 먹방도 인기 요인이다.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여성이 미디어에 등장했다.

김씨는 2001년 극단 생활을 거쳐 KBS 공채 코미디언에 합격해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었다. 2020년 프로그램 폐지 이후 케이블 채널, 웹예능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왔다. 지금은 가장 잘나가는 여성 코미디언 중 하나다. 개인 유튜브 채널 ‘민경장군’도 5일 기준 구독자 약 29만명에 이른다. 다채로운 먹방, 쿡방 위주의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로 슬럼프 극복...건강 다이어트 전도사 ‘일주어터’ 김주연씨

지금까지 이런 콘텐츠는 없었다. 이것은 개그 프로그램인가. 다이어트 후기인가. ‘일주어터’ 코미디언 김주연씨는 다이어트를 주제로 한 웹 예능으로 유익함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7개월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했고, 2021년 3월 기준 구독자 44만명을 보유했다.

“내 장점은 뭘까? 난 남들보다 살이 많지!” 김씨가 ‘일주어터’를 개설하게 된 계기다. 일주어터는 세상의 다양한 다이어트를 일주일씩 체험하고 구독자에게 그 후기를 알려주는 채널이다. 물만 먹는 ‘물 다이어트’부터 각종 연예인식 다이어트, 양배추·두부 등 하나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허리운동의 대명사 ‘티파니 허리운동’ 등 지금까지 다이어트 42종에 도전했다. 채널을 시작할 때 110kg이었던 김주연씨 몸무게는 현재 90kg 정도로 줄었다.

인기 비결은 시청자와의 ‘소통’이다. 김씨는 어떤 다이어트에 도전할지 고민될 때 항상 유튜브 댓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또 라이브방송을 20차례 넘게 진행할 만큼 시청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2011년 tvN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2017년 SBS ‘웃찾사’로 데뷔했지만 두 달 만에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주저하지 않고 유튜버에 도전했다. 특히 건강에 도움이 되면서 효과도 좋은 다이어트를 추천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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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 P 2021-04-11 13:46:45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다만 강유미씨가 빠진 게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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