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소수자 다큐멘터리 영화제 퀴어베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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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퀴어아카이브와 서울퀴어영화제조직위원회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성적 소수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제 <퀴어베리떼 - 레즈비언, 게이 다큐멘터리의 지도그리기>를 연다.

본질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중요한 역사 쓰기의 방법으로, 기억을 조직하고 수립하는 실천이다. 1980년대 이후 레즈비언, 게이 다큐멘터리는 성적 소수자들의 중요한 말하기 방식이었다. 성적 소수자들은 다큐멘터리로써 자신들의 숨겨진 역사를 발견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규정하고 창조했다.

다문화주의적인 환경 속에서 이제 성적 소수자들은 위험한 타자가 아니라 허용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비서구의 동성애자들은 미국적 게이, 레즈비언 정체성과 라이프 스타일의 소비자가 되기도 했다. 퀴어 다큐멘터리는 미디어와 관광산업, 연예산업을 통해 만들어진 '전지구적 퀴어(global queer)'의 환상에 도전하고자 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10개국 1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필라델피아' 그 십년 후>(57분, 2003, 미국)와 <좋든 싫든: '헤드윅' 이야기>(86분, 2002, 미국)는 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편 상업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들이 그 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영화의 실제 인물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다.

보수적인 가정환경 속에서 한 구성원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내 아버지의 모든 것>(75분, 2003, 노르웨이)과 <가족 근본주의자>(75분, 2002, 미국)도 흥미롭다. 이슬람 세계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사랑의 여로>(70분, 2002, 프랑스)와 <향기로운 정원>(52분, 2000, 미국)도 상영된다. 이 밖에도 니카라과에서 '대박'이 났다는 게이 시트콤에 관한 <니카라과의 호모들>(30분, 2001, 니카라과), 1987년 통일 전의 서베를린에서 일어났던 폭동에 대한 <베를린의 여걸들>(90분, 2002, 독일) 등이 상영된다.

특히 카메라로 자신을 서술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관심을 끈다. 시드니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걱정 마, 그건 지나갈 거야>(74분, 2003, 스웨덴)와 레즈비언 보디빌더들의 이야기 <여성이 말하는 여성의 몸>(41분, 2003, 미국), 남자와 결혼하지 않기로 맹세한 알바니아 여성들을 다룬 <파시케와 소피아>(30분, 2003, 알바니아), 외과수술과 의료제도 등을 통해 몸에 대해 질문하는 <회복가능성>(65분, 2003, 미국) 등이 주목된다.

낮 12시 30분, 오후 3시, 5시 30분, 8시 하루 네 차례 상영되며 전주, 청주, 대구, 광주, 대전 등에서 순회 상영될 예정이다. 문의 02-3142-5626, 02-720-9782, 홈페이지 www.sqff.or.kr

최예정 기자shooo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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